이변의 중심에 서 있던 '데일리 프로그램의 저주'가 31일은 살짝 비껴갔다.
러시아의 올가 카니스키나(26)가 31일 오전 열린 여자 경보 20㎞에서 1시간29분42초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회 3연패. 여자 경보 20㎞가 세계육상선수권에 채택된 1999년 세비야 대회 이후 3연속 우승은 카니스키나가 유일하다.
카니스키나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지난해 유럽선수권에서도 정상을 차지한 여자 경보 20㎞의 절대지존이다. 31일자 데일리 프로그램 표지 모델도 당연히 카니스키나의 몫이었다. 그는 레이스 내내 걸출한 기량을 뽐내며 이번 대회 최고의 화제거리였던 '표지 모델 징크스'를 완전히 날려버렸다.
국채보상운동공원 앞을 출발해 중구청~한일극장을 거쳐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2㎞ 구간을 10차례 왕복하는 순환(루프) 코스에서 치러진 이날 레이스에서 카니스키나는 강인한 체력을 앞세워 뒤로 갈수록 기록이 향상되는 놀라운 스피드를 뽐냈다.
5㎞ 구간별 랩 타임을 보면 처음 5㎞를 23분대에 주파했고 10㎞와 15㎞는 각각 22분대와 21분대로 시간을 단축했다. 15㎞를 지난 지점부터 선두로 치고 나선 카니스키나는 마지막 5㎞ 구간을 21분39초로 끊고 여유 있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베를린 대회 동메달리스트인 류훙(중국)은 1시간30분00초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동메달은 1시간30분12초를 기록한 아니샤 키르드야프키나(러시아)가 차지했다. 레이스 중간까지 카니스키나, 키르드야프키나와 더불어 선두권을 이루던 세계기록(1시간25분08초) 보유자 베라 소콜로바(러시아)는 중반 이후 체력이 떨어지면서 1시간32분13초로 11위에 머물렀다.
한편 이번 대회까지 11차례 연속 출전해 세계선수권 최다 출전 기록을 세운 포르투갈의 수산나 페이토(36)는 생애 마지막 세계선수권에서 1시간31분26초로 6위를 기록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한국의 전영은(23·부천시청)은 시즌 개인 최고기록인 1시간35분52초를 찍었으나 26위에 그쳤다.
대구=김종석기자 left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