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어로 인정 받지 못했지만 대다수 사람들이 표준어보다 훨씬 많이 사용해온 ‘짜장면’ ‘먹거리’ 등이 정식 표준어가 됐다.
국립국어원은 31일 실생활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으나 그 동안 표준어로 인정 받지 못했던 39개 낱말을 표준어에 추가하고 이를 인터넷으로 제공하는 (stdweb2.Korean.go.kr)에 올렸다고 밝혔다.
‘짜장면’의 경우 한국인 대다수가 이 발음이나 표기로 써왔지만 국립국어원은 지금까지 ‘자장면’ 단일 표준어만 인정해왔다. 한자 ‘炸醬麵(Zhajiangmian)’의 중국 발음을 외래어표기법대로 적을 때 ‘자장면’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를 따른 건 신문이나 책, 방송 뉴스뿐이었다. 전국 2만개 안팎의 중식당이 뿌려대는 배달 안내 전단은 처음부터 ‘짜장면’이 유일 표준어였다. 식당에서 “자장면 둘 군만두 하나”라고 주문하는 사람 역시 아무도 없었다.
국립국어원은 “외래어표기법에 따라 자장면을 표준어로 알려왔지만 지켜지지 않았다”며 “계속 짜장면은 표준어가 아니라고 하는 것은 언어생활에 불편만 줄뿐이어서 표준어로 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세 차례 열린 국어심의회 소위원회 논의를 거쳐 최근 심의회 전체회의에서 확정했다.
이번 복수 표준어는 모두 세 가지 유형. ‘간지럽히다’ ‘남사스럽다’ ‘등물’ ‘맨날’ 등은 현재 표준어와 같은 뜻으로 널리 쓰는 말들이고, ‘먹거리’ ‘눈꼬리’ ‘손주’ ‘어리숙하다’ 등은 기존 표준어와 뜻이나 어감에서 차이가 있어 별도 표준어로 삼았다. ‘짜장면’ ‘태껸’ 등은 현 표준어와 표기가 다르지만 널리 쓰고 있어 추가했다.
복수 표준어 지정은 ‘한 가지 의미를 나타내는 형태 몇 가지가 널리 쓰이며 표준어 규정에 맞으면 그 모두를 표준으로 삼는다’는 1988년 당시 문교부 고시 표준어 규정 26항에 따른 것이다. 국립국어원은 “지금까지 복수 표준어로 지정된 낱말은 수백 개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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