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총리 리그'로 치러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당초엔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 민주당 소속 한명숙 전 총리, 추미애 박영선 의원 등이 겨루는 '여인 열전'이 점쳐졌다. 하지만 최근 중량감 있는 인사를 내세워 중도표를 흡수해야 한다는 논리가 힘을 얻으면서 '일인지하 만인지상' 출신들의 이름이 언급되는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한나라당에선 우선 '정운찬 카드'가 거론된다. 정 전 총리는 충남 공주 출신에다 세종시 수정안을 주도한 만큼 서울시장직에 적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당직자는 30일 "정 전 총리는'대∙중소기업 상생'을 위해 노력해온 만큼 중도진보까지 아우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카드"라고 말했다. 하지만 세종시 문제를 놓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갈등을 빚은 적이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김황식 총리 차출론도 제기된다. 전남 장성 출신에다 대법관, 감사원장을 거친 화려한 '이력서'가 강점이다. 하지만 현직 총리를 내세울 경우 야권이 '정권 심판론'을 들고나올 수 있는 점은 부담이다. 여권 일부에서는 경제 관료 출신으로 노무현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한덕수(전북 출신) 주미대사를 새 카드로 검토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야권에선 최근 여론조사에서 독주하고 있는 한명숙 전 총리를 서울시장후보로 추대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장 출마 경험을 토대로 다시 나서면 승산이 높다는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한 전 총리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된 만큼 한나라당이 이광재 전 강원지사 사퇴 사례를 거론하며 부정적 여론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친노그룹 일부에서는 한 전 총리 카드가 불발될 가능성에 대비해 이해찬 전 총리를 '히든 카드'로 남겨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충청 출신인 이 전 총리는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냈다.
한편 일각에서는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를 서울시장후보로 내세워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하지만 홍 대표는 "나를 내보내면 (전당대회 2위인) 유승민 최고위원으로 어떻게 내년 총선을 준비하겠느냐. 그런 식으로 당을 흔들어 당권을 잡으려는 일부 세력의 책동"이라면서 "나는 서울시장에 나갈 정도로 무책임하지 않다. 난 오세훈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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