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인수전 과정에서 깊은 감정의 골이 패였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에게 화해의 손짓을 보냈다.
현대그룹은 30일 현대건설 인수와 관련해 현대자동차그룹을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민사소송을 취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그룹 측은 현 회장이 내달 3일 장녀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의 결혼식을 앞두고 범 현대가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전했다. 현대그룹은 그러나 한국외환은행 등 채권단을 상대로 한 양해각서 부당해지 관련 민사소송은 계속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현대그룹은 지난해 현대건설 매각 공개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인수자금 문제가 불거져 현대차그룹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넘겼고, 이 과정에서 현대그룹은 현대차가 악의적 내용을 언론에 흘렸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민사소송 취하는 현대차그룹에서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의 지분을 인수받는 것을 조건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가족의 화합과 상호발전을 위한 노력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소송 취하를 환영한다”면서 “조카의 결혼식은 많이 축하해야 할 가족 행사”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 회장이 직접 결혼식에 참석할 지 여부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이다. 일단 결혼식 당일 정 회장은 특별한 외부 행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지이 전무의 예비신랑은 재계 가문이 아닌 평범한 가정 출신의 회사원으로 전해졌다. 결혼식에는 정몽준 의원을 비롯해 현대가문 출신들이 대거 참석할 것이라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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