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후보 사퇴 대가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측으로부터 2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의 변호를 법무법인 '바른'이 맡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바른은 MB정권 출범 이후 박연차 게이트, 민간인불법사찰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수임한 대형 로펌으로, 수임사건의 성격, 소속 변호사의 이력 덕분에 '친정권 로펌'으로 분류되고 있다.
MB정권 초기에 법조계 인사들은 이 정권 핵심 로펌으로 '바른'과 '홍윤' 두 곳을 꼽았다. 두 로펌 모두 정권 출범 전부터 이명박 대통령과 맺은 인연이 있기 때문이었다. 홍윤의 대표 박준선 변호사는 BBK 사건과 관련해 이 대통령을 방어하는 역할을 했고, 이후 한나라당 의원이 됐다. 바른은 2007년 도곡동 땅 실소유주 논란과 관련, 이 대통령의 처남인 고 김재정씨의 변호를 담당하면서 정권과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 정권 출범 후 홍윤은 이 대통령이 자신이 소유한 서울 서초구 빌딩 지하 유흥주점의 접대부 고용 논란이 일자 임차인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 BBK 주가조작 보도를 한 언론사를 상대로 낸 소송과 같이 주로 이 대통령 개인의 법률 대리를 맡았다.
반면, 바른은 더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 정권 차원으로 확대된 사건에서 실력 발휘를 해왔다. 정연주 전 KBS사장 해임 집행정지 신청 사건에서 정부측 법률 대리를 맡았고,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사건과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으로 기소된 진경락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과장의 변호를 맡았다.
바른의 대표는 강훈 변호사로, 보수 성향 변호사 단체인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을 발족했고, MB정권 초대 법무비서관을 지냈다. '박연차 게이트'를 수사한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 지휘라인에 있던 문성우 전 대검 차장, 감사원장에서 낙마한 MB정권 초대 민정수석 정동기 변호사 등이 이곳 소속이다.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나경원, 권영세 의원이 소속돼 있고,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도 지난해까지 소속 변호사 명단에 이름이 올렸다. 박 교수가 바른을 선임한 것을 두고 일부 진보진영에서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런 점 때문이다.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