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라니 제임스(19ㆍ그레나다)가 극적인 역전 레이스를 펼치며 '후생가외'를 확인시켰다.
제임스는 30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1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400m 결선 막판 라숀 메리트(미국)를 제치는 극적인 레이스를 펼치며 44초 60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제임스는 '될 성 부른 떡잎'으로 일찌감치 주목 받은 재목이다.
기술적인 면에서는 성인 무대에 모자람이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어린 나이로 인한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타고난 재능 앞에 경험 부족은 문제가 될 수 없었다.
주니어 대회에서 승승장구하던 제임스는 이번 달에야 성인 무대에 데뷔했다. 국제육상연맹(IAAF) 런던 다이아몬드리그 결선에서 44초 61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세계의 시선이 집중됐다. 제임스의 기록은 올 시즌 남자 400m 최고 기록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구 세계육상선수권에서 제임스가 좋은 성적을 거두리라고 예상하는 시각은 많지 않았다. 중압감이 큰 '메이저 대회'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임스는 이 같은 예상을 비웃듯 대회 결선 막판 숨가쁜 역전극으로 세계육상선수권 사상 첫 금메달을 조국 그레나다에 바쳤다.
제임스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향후 남자 400m의 독보적 존재로 자리잡을 가능성을 높였다. 단거리에서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의 400m 버전이라는 것이 세계 언론과 팬들의 평가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에 부상으로 불참한 제임스 워리너(미국)가 '제임스 시대'를 가로 막을 마지막 장애물로 보인다. 그러나 제임스의 파죽지세와 나이를 고려할 때 워리너가 내년 런던 올림픽에서 제임스를 가로 막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편 쌍둥이 형제가 나란히 결선에 출전해 눈길을 끌었던 벨기에의 케빈 보를레(23)와 조너선 보를레(23) 형제는 희비가 엇갈렸다. 형 케빈은 44초 90으로 동메달을 땄지만 동생 조너선은 45초 07로 5위에 머물렀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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