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화예술중학교 2학년 때 첫 독주회에서도 보테시니의 작품을 했죠. 그 때는 '파시오네 아마로자'였지만." 키를 훌쩍 넘는 악기 더블베이스로 오빠 성민제(21ㆍ뮌헨국립음대)와 함께 네 번째 공동 무대를 갖는 성미경(18ㆍ한국예종합학교ㆍ오른쪽)의 말이다.
서울시향 더블베이스 주자인 아버지 성명석씨까지 해서 '더블베이스 가족'의 막내인 그는 이번 연주회에서 오빠와의 듀엣으로 보테시니의 작품 2곡을 선보인다. '더블베이스를 위한 2중주 제 1번' 등 19세기 낭만주의의 정서로 가득 찬 곡이다. 그 밖의 세 작품은 에밀 타바코프의 '무반주 더블베이스를 위한 모티브' 등 각자의 솔로 곡이다.
"한국인들은 더블베이스를 부담스러워 하죠. 사실 힘들어요." 초등학교 5학년 때 오빠와 같이 아버지한테서 어린이용 더블베이스를 배웠던 기억의 뒤끝이기도 하다. "하지만 풍성한 최저음에서 고음까지 구사하는 이 악기의 매력은 어떤 악기도 따르기 힘들어요. 특히 저음의 풍성한 매력은." 이 악기를 하다 힘에 겨워 첼로를 잡았으나 이내 시들해져 돌아 온 이유다.
세계적 더블베이스 경연 대회인 마티아스 슈페르거 콩쿠르는 이들 남매를 묶어주는 또 다른 끈이다. 오빠의 2006년 최연소 우승에 동생은 2010년 우승으로 답했다. 성미경은 "이후 무대에서 함께 하는 듀엣 곡의 기억이 좋았다"며 "아버지가 함께해 주셔서 더욱 좋았다"고 말했다.
이 악기 주자로서의 불만이라면 더블베이스만을 위한 곡이 적다 보니 새로운 곡을 위해서는 편곡에 의지해야 하는 한계다. 안 해 본 곡을 연주하고 싶다는 꿈을 마음껏 펼칠 날이 빨리 오길 바랄 뿐이다. 유학 가서 더 많이 공부해 베를린필하모니오케스트라 같은 세계적 교향악단에서 기량을 펼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9월 5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 (02)6303-7700
장병욱 선임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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