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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욱 기자의 경계의 즐거움] 해외 진출한 뮤지컬 '미소', 춘향전 뼈대로 전통기예·K-팝 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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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욱 기자의 경계의 즐거움] 해외 진출한 뮤지컬 '미소', 춘향전 뼈대로 전통기예·K-팝 가미

입력
2011.08.30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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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직후 신혜성이 노래를 불렀고, '미소'와 힙합팀의 무대가 곧 이어졌죠."

28일 대만의 타이페이TICC(대만국제회의센터)는 정동극장의 뮤지컬 '미소'가 새로운 한류의 용광로로서 거듭나는 자리였다. '미소'는 춘향전의 서사를 뼈대로 한국 춤과 국악, 버나돌리기 등 전통 기예를 녹여 넣은 실험적인 뮤지컬. 이제 K-팝까지 온 것이다.

총연출자인 최정임(54) 극장장은 2009년 이후 꾸준히 이 작품에 가해 온 변형의 주재자이기도 하다. 4개의 큰 단락으로 나누어 서사를 단순화, 재구성하는 전략에, '이별가' 등 이국 관객들에게도 정서적으로 먹혀들 수 있는 지점을 배치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폭군의 이미지가 강했던 변학도에게 감성을 부여, 사랑을 두고 이도령과 겨루는 청년으로 설정하는 등의 윤색이 포함된 작업이었다.

새로움과 전통은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가. 최 극장장은 대만 공연 후 전화 인터뷰에서 "K-팝에 대한 선호도 조사 등 적극적 마케팅을 펼친 결과"라고 말했다. 대만측 투자자 등 해외 관련인들의 요구를 실제 무대에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대만 공연에 이어, 9월 1일 필리핀 공연에는 블락비(Block B), 9일 태국 공연에는 SS501의 김형준이 함께한다.

이들은 자신들의 히트곡은 물론 뮤지컬 '미소'의 수록곡에 비트를 가미한 곡들로 무대를 채운다. 국내서는 전통 관현악 편성인 삼현육각의 원칙에 따라 실제 악기가 동원됐으나, 해외 무대에서는 녹음으로 대신한다. 그러나 대만 공연 후 가진 기념 촬영이나 출연자와의 대화 자리에서 거개가 한국 전통 공연을 처음 접하는 관객들은 한입으로 "미소(Miso)"라 외치며 즐거워들 했다. K-팝이 제공한 가외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고 최 극장장은 말했다.

국립무용단 수석무용수, 동국대 국악과 한국무용교수 등을 지내 정통의 깊이를 알고 있는 최 극장장은 '미소'라는 무대를 만들기 위해 원래의 서사에 적잖은 폭력이 가해졌음을 잘 안다. "나는 (현재의 변형된 스토리를) 바꾸고 싶은데 마케팅 팀에서 반대해요. 줄거리를 좀더 잘 전달하기 위해 홀로그래피 같은 영상의 기술적 시도를 고려하고 있어요."

현재 이 작품은 외국 관객을 주요 대상으로 하는 '미소1', 신라의 역사를 주제로 한 국가 브랜드 공연물로 거듭나 지난 7월 이후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 문화센터에서 공연중인'미소2' 로 특화돼 발전하고 있다. '미소1'은 9월 1일 필리핀 마닐라의 몰 오브 아시아, 9일 태국 방콕의 시암 센터에서 공연된다. 전통과 변화, 그리고 문화 상품이라는 테마에 대한 최신 답안이다.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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