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아마르 카다피의 철권통치에 종지부를 찍은 리비아 시민군의 승리가 자극제가 됐을까. 6개월간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시리아에서도 무장투쟁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홈스 지역을 방문한 반정부 운동가들은 "정부군의 공격에 맞서 시위대가 러시아제 자동소총으로 무장하기 시작했다"며 "페이스북에는 화염병 제조법 동영상도 등장했다"고 29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밝혔다. AP통신도 시위대가 자동소총, 수류탄, 각종 수제 무기 등으로 정부군에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 체계적으로 반군이 조직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WP는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을 몰아내기는커녕 시위대 2,000여명이 숨지는 등 사태가 악화하자 시위대 사이에서 무장투쟁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군사개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블로거는 "비폭력 혁명을 꿈꾸던 원로 인사들도 아사드 정권의 잔혹성에 등을 돌렸다"며 "이제는 전략적 전환을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NATO의 지원을 받은 리비아 시민군의 승리가 시리아 시위대에 상당한 자극을 주고 있기는 하지만 시리아가 리비아의 수순을 밟을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러시아와 이란의 반대로 국제사회의 군사개입이 여의치 않은 데다 리비아 벵가지와 같은 뚜렷하게 시위대가 장악한 구심점이 없기 때문이다.
한편 시리아 반정부 인사들은 29일 터키 앙카라에서 반정부세력의 대표기구인 과도국가위원회의 공식 설립을 발표했다. 위원회는 프랑스 파리 소르본대 사회학자인 부르한 갈리온을 위원장으로 한 94명으로 구성됐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