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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당신이 모르는 사이 삼식이가 돌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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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당신이 모르는 사이 삼식이가 돌아오고 있다

입력
2011.08.30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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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제철은 아니지만 동해바다로 '삼식이'가 돌아오고 있다. 삼식이란 이름을 가진 분들에겐 미안하지만 굳이 성씨를 선물한다면 '어(魚)삼식'이 될 것이다. 지난해 11월에도 소개했지만 삼식이의 표준어는 삼세기다. 국립수산과학원 어류도감에 따르면 쏨뱅이목 삼세기과의 어류다.

삼세기과에는 삼세기와 사촌인 '날개횟대'가 있다. 깊은 바다에 사는 생선답게 못 생기기에는 비슷한데 날개횟대에 비해 삼세기가 한 뼘쯤 더 크다. 삼세기의 이름은 다양하다. 경남에서는 탱수, 강원에서는 삼숙이, 포항에서는 수베기, 경기에서 꺽지 등으로 부른다. 삼식이는 주로 매운탕으로 먹는데 그 맛은 광고카피를 빌리자면 '못생겨도 맛은 좋아'다.

내 몸에 바다가 2%쯤 부족할 때, 바다가 없는 지역에 사는 손님이 찾아오면 즐겨가는 울산 간절곶 해안 단골집에 삼식이 매운탕이란 차림표가 붙어 있다. 제철은 아니지만 매운탕 국물 맛이 첫 숟가락에 입안을 사로잡는 진국이다. 기름지고 텁텁함이 없는 맑은 맛이다. 생선살도 억센 외모와는 달리 참 부드럽다.

영혼이 맑고 부드러운 어삼식 씨가 돌아오고 있다. 나에게 남도 짱뚱어탕의 참맛을 가르쳐준 친구가 여수의 식도락가 김정만이다. 삼식 매운탕 맛 같은 친구를 본지도 오래다. 간절곶 바다로 초대해 삼식이탕을 함께 먹고 싶다. 그 좋은 맛을 알기 위해서 좋은 친구와 전날 오랜만에 대취해야겠지만.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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