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교육감 선거 당시 진보 후보 단일화는 2차에 걸쳐 이뤄질 정도로 난항을 겪었다.
참여연대, 한국진보연대, 참교육학부모회, 민교협,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민주노총 서울본부 등 100여개 진보 성향 교육시민운동단체로 구성된 ‘2010 민주 진보 서울시교육감 시민추대위’가 주도한 진보 후보 단일화 경선에는 곽노현 방송통신대 교수,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 이부영, 최홍이 서울시교육위원, 이삼열 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 5명이 참여했다.
그러나 지난해 4월14일 치러진 단일화 경선에는 박명기 후보와 이삼열 후보가 불참을 선언하고 독자 행보를 걸었다. 추대위의 구성과 여론조사(50%), 시민추대위 의견(20%), 시민공청단 투표(30%)로 이뤄진 경선 룰이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게 짜였다는 게 이유였다. 이들이 지목한 특정 후보는 곽노현 후보였다. 박명기, 이삼열 후보측은 “민교협 출신인 곽 후보가 조직적인 지원을 받고 있으며, 곽 후보의 서울대 법대 동문 들이 추대위에서 주요 역할을 맡고 있어 타 후보가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곽 교육감은 최홍이, 이부영 후보와 치른 경선에서 추대위의 단일 후보로 결정됐으나 박명기, 이삼열 후보가 독자 출마를 선언하면서 ‘반쪽 짜리’ 진보 단일후보가 됐다. 이후 이삼열 후보는 후보 등록 마감 직전 사퇴했으나 박명기 후보는 후보 등록을 마쳐 교육감 선거에는 두 명의 진보 후보가 출마하게 됐다.
선거를 2주 가량 앞두고 이들의 2차 단일화 논의가 진행됐다. 당시 박명기 후보는 투표용지 순번으로 6번을 뽑고, 곽노현 후보는 7번을 뽑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출신의 보수 후보인 이원희 후보(1번)에 비해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거 승리를 위해선 후보 단일화가 절실하다는 판단 하에 시민사회단체 원로들을 중심으로 중재가 이뤄졌고, 5월17일 이해학 목사가 참석한 가운데 양측의 협상이 진행됐다. 당시 협상은 선거비용 보전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결렬됐고, 19일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청화 스님, 김상근 목사가 단일화 중재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백낙청 교수는 “두 후보가 끝까지 간다면 어느 후보도 승리하기 어렵고, 교육의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는 시대적 사명을 저버리는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다”며 “반드시 단일화를 이루되 양보한 후보는 단일 후보의 선거 활동을 책임지고 맡아 적극적으로 돕고, 단일후보는 상대방이 내놓은 정책 공약을 최대한 수용해 공동선거운동이 되도록 해보자”고 양측을 설득했고, 결국 단일화가 성사됐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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