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처음으로 4D 테마파크가 국내에 등장한다. 국내업체 디스트릭트홀딩스가 12월1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개장하는 '라이브파크'다. 한창 개장 준비에 바쁜 제작 현장을 미리 둘러봤다.
경기 용인시 포곡읍 금어리에 위치한 라이브파크 제작현장은 거대한 공장을 연상시킨다.
천장이 9m에 이르는 공장 건물 세 동을 빌려 100여명의 직원들이 1년째 이곳에서 합숙을 하고 있다. 식사도 밥차를 불러서 해결하고 하루 종일 이곳에서 테마파크에 필요한 영상 콘텐츠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직접 하드웨어까지 제작한다. 그렇다보니 주변 농가에서 수상한 사람들이라며 경찰에 신고하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다.
이들이 만드는 4D 테마파크는 미국 유니버셜스튜디오나 국내 일부 개봉관에 설치된 4D 극장과 차원이 다르다. 4D 극장은 입체 영상에 맞춰 의자가 흔들리고 바람이 나오는 정도이지만, 이곳은 이용자를 중심으로 360도 주변을 모두 영상이 에워싼다. 이용자는 주변을 둘러싼 영상과 상호작용하며 게임도 진행하고 이야기를 풀어가게 된다. 4면을 모두 이용한다고 해서 이들은 '4D 실감미디어'라고 부른다.
안경을 쓰는 3D와 달리, 4D에선 전자태그(RFID)가 부착된 전자팔찌를 이용한다. 전자팔찌에는 이용자의 얼굴을 촬영해 만든 아바타 정보가 들어 있어, 이를 차고 입장하면 높이 9m, 사방을 에워싼 길이만 무려 150m에 이르는 스크린이 이용자를 압도한다. 스크린에는 천장에 설치된 수십 대의 고화질(HD) 프로젝터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영상을 보여준다. 이 영상 속에 이용자의 전자팔찌와 교감하는 아바타가 뛰어다닌다. 이용자의 행동이 영상 속 아바타에 반영돼 그대로 표현되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 게임도 하고 각종 놀이도 즐긴다.
이렇게 시작된 이색 체험은 지름이 27m인 세계에서 가장 큰 원형 3D 디스플레이 공간에 이르러 정점을 이룬다. 입체안경을 쓰고 들어서면 사방과 천장까지 에어싼 원형 공간에서 환상적인 입체 영상들이 불쑥 튀어나온다. 이 공간은 최대 250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이밖에 삼각형 프리즘을 닮은 거울방, 미로 형태의 게임방, 로봇제조업체와 공동 개발중인 춤추는 로봇 등 다양한 코너가 있다. 각각의 공간은 하나의 주제와 이야기로 연결돼 있어 모든 공간을 둘러보면 거대한 판타지 소설을 몸으로 체험한 느낌이 든다.
일종의 전자테마파크인 이곳은 당초 스마트폰을 이용해 교감하는 방식으로 개발됐으나, 스마트폰이 없는 아이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전자팔찌로 대체됐다. 120억 원이 투자된 라이브파크는 현재 80% 정도 개발됐다.
이를 기획한 인물은 최은석 디스트릭트홀딩스 사장이다. 일반인들에게 생소하지만 그는 쇼비즈니스계에서 유명 인물이다. 삼성전자, 티파니 등 유명 브랜드의 영상 쇼와 디지로그 사물놀이 등을 구상해 이름을 떨쳤다. 그는 "태양의 서커스 같은 세계적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 라이브파크를 기획했다"며 "가상과 현실을 연결하는 독특한 방식 때문에 해외에서도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실제로 캐나다의 태양의 서커스팀은 차기작인 '마이클 잭슨의 임모탈'에 라이브파크 기술을 접목하기 위해 최 사장과 만남을 가졌고 공연팀인 블루맨그룹 등도 관심을 나타냈다.
이색적인 점은 영상콘텐츠를 바꿔 줄 수 있다는 점. 첫 번째 콘텐츠는 최 사장이 직접 개발한 '노이'라는 캐릭터를 이용한 이야기이고, 내년에 나오는 두 번째 콘텐츠는 영화 '유령'의 민병천 감독, 세 번째 콘텐츠는 홍콩의 유명 영화감독 서극이 만든다.
최 사장은 30일 전세계 언론과 쇼 공연관계자들을 서울로 초청해 시사회를 갖고, 글로벌 사업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용인=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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