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명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아스널의 맞대결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손꼽히는 빅매치다. 특히 국내 팬들은 이 경기를 시청하기 위해 뜬 눈으로 밤을 밝힌다. 박지성(맨유)이 아스널에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박지성은 29일 오전(한국시간) TV 앞을 지키는 고국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2011~12 EPL 3라운드 홈 경기에 교체 출전한 박지성은 그라운드를 밟은 지 3분 만에 시즌 마수걸이 골을 작렬하며 '아스널 킬러'의 면모를 확인시켰다. 4-1로 크게 앞선 후반 22분 루이스 나니와 교체된 박지성은 3분 만에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왼발 슛으로 골 네트를 갈랐다. 박지성은 2005년 맨유 유니폼을 입은 후 아스널을 상대로 다섯번째 골을 터트리며 '천적'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시종 압도적인 경기를 펼친 맨유는 웨인 루니의 해트트릭과 애슐리 영의 2골 등을 묶어 8-2로 대승을 거뒀다. 아스널이 8골을 허용하며 패한 것은 2부리그에 있던 1896년 이후 125년 만의 치욕이다.
박지성의 골은 시즌 초반 경쟁자들이 펄펄 날고 있는 상황에서 터져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박지성이 기용될 수 있는 포지션은 좌우 날개와 중앙 미드필더. 시즌 개막 후 박지성은 선발이 아닌 '조커'로 기용되고 있다. 시즌이 겨우 시작된 상황이어서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그러나 박지성이 투입될 수 있는 세 자리에 기용되고 있는 경쟁자들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특히 박지성의 주 포지션인 왼쪽 측면의 영이 수직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개막 후 붙박이로 기용되고 있는 영은 아스널전에서 2골 3도움을 기록하는 등 EPL 개막 후 3경기에서 2골 4도움으로 펄펄 날고 있다. 현재의 상황이 이어지면 존재감이 위협 받을 수도 있는 상황. 박지성은 아스널전에서 출격 명령을 받은 후 3분 만에 골 네트를 가르며 베테랑의 관록을 확인시켰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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