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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본 새 총리와 '깨끗한 도토리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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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본 새 총리와 '깨끗한 도토리 정치'

입력
2011.08.29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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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 요시히코 재무성 장관이 오늘 일본의 새 총리가 된다. 노다 장관은 어제 집권 민주당 대표 경선에서 하토야마 유키오 그룹의 대표주자이자 당내 최대 세력인 오자와 이치로 그룹의 지원을 받은 가이에다 반리 경제산업상을 눌렀다. 1차 투표에서 가이에다에 이어 2위를 기록한 그는 3위 마에하라 세이지 전 외무장관 등 반(反)오자와 세력의 결집으로 2차 투표에서 뒤집기에 성공했다.

노다 총리의 등장은 당내 세력분포에 적잖은 변화를 부를 전망이다. 우선 당내에 팽배한 반(反) 오자와 흐름을 확인, 오자와 그룹의 본격적 후퇴가 예상된다. 반면 그에 따른 세력 공백을 당내 여러 정치집단의 이합집산으로 메워야 한다는 부담도 결코 적지 않다. 아울러 겨우 5선 의원인 노다의 정치적 부상은 일본 정치의 고질적 지도력 결핍을 한결 심각하게 할 수 있다. 2009년 8월 정권 교체 이후 하토야마, 간 나오토 두 총리는 애초 '월척'이 없는 민주당의 '준척'정치인이었으나 이제는 그마저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야당 자민당도 사정은 비슷해 일본 정치가 완연한 소물(小物) 정치, 도토리 정치 시대로 접어들었다.

그나마 노다 총리는 마쓰시타 정경숙 출신의 첫 총리로서 정경유착형 정치와 분명한 선을 긋고 깨끗한 정치에 나설 수 있다는 게 일본 국민에게 위안일 수 있다. 같은 마쓰시타 정경숙 출신으로 높은 국민 지지를 받아 온 마에하라 전 장관의 성장 가능성을 열어 둔 점도 눈길을 끈다.

문제는 지난 두 총리와 달리 노다 총리는 역사문제나 주변국 인식에서 자민당 우파 못지않은 민주당 우파에 속한다는 점이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 경력이나 "일본에 A급 전범은 없다"는 주장으로 드러낸 개인적 성향을 정치 전면에서 얼마나 자제할 수 있느냐가 한일관계의 중요한 변수로 떠오른 이유다. 다만 역대 총리가 그랬듯, 개인적 성향보다는 일본 총리라는 자리의 무게가 크다. 따라서 막연한 경계가 능사는 아니다. 적극적으로 그를 친한(親韓)으로 이끄는 것이 한국 정부의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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