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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규는 누구인가

입력
2011.08.29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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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저축은행그룹 로비스트 박태규(71)씨는 검찰에 의해 정관계 로비의 큰 축으로 지목돼왔지만, 박씨의 실체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있다.

정치권에서는 박씨가 여야를 막론하고 전방위적 인맥을 구축한 ‘마당발’이자 ‘카멜레온’같은 인물로 통한다. 고향이 경남 함안인 점에서 여권 인사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시각도 있지만, 박씨는 여야 불문하고 인맥 쌓기에 상당한 능력을 보였다고 전해진다. 한 정치권 인사는 “박씨가 소망교회를 다니며 집사까지 했지만, 그는 정권이 바뀌면 종교도 바꿀 수 있는 사람”이라고 평했다. 또 “정치권에 오래 몸담고 있는 사람은 한번씩 박씨와 저녁자리를 가졌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며 박씨의 인맥관리가 탁월했다고 말했다.

건설회사 회장 또는 벤처기업 회장 명함을 들고 다녔다는 박씨를 두고 일부 인사들은 ‘진짜 실력자’가 아닌 ‘정치권 주변인물’정도로 평가하기도 한다. 한 정치권 인사는 “박씨는 재력을 갖추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정치권 인사들과 눈인사를 하는 수준으로 여의도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인물이었다”라고 말했다.

박씨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지만, 그가 정치권은 물론, 언론계, 금융권 등에 두루 선이 닿아있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부산저축은행이 그를 로비 창구로 삼은 것도 이 때문이다. 언론인, 법조인 모임, 심지어 타학교 동문회 자리에도 얼굴을 내비쳤다는 박씨가 정말 ‘탁월한 로비스트’인지,‘과대 포장된 인물’이었는지는 검찰 수사결과가 말해줄 것이다.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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