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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 사재 5000억 출연/ MB정부 '공생발전'에 적극 화답…범 현대가 기부 재계로 확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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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 사재 5000억 출연/ MB정부 '공생발전'에 적극 화답…범 현대가 기부 재계로 확산되나

입력
2011.08.2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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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에 이어 28일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도 잇따라 사재를 내놓으면서 사재 출연을 통한 기부 문화가 재계로 확대 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기업인들의 기부가 사재보다 회사 돈을 활용한 경우가 많아 진정한 의미의 '노블리스 오블리주(사회지도층의 솔선수범)'와 거리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정 회장을 비롯한 범 현대가의 기부는 순수 개인 재산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특히 31일 이명박 대통령과 30대 그룹 총수들의 청와대 회동을 전후해 다른 그룹들의 사재 출연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도 15일 광복절 축사에서 '공생 발전'을 새로운 국정 화두로 내세웠고, 정 전 대표의 사재 출연을 높이 평가했다.

사실 정 회장은 이번 사재 출연을 두고 상당한 고심을 했다는 후문이다. 2006년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을 당시 정 회장은 사재 1조원을 내놓겠다고 약속했고, 최근까지 현대글로비스 주식 1,500억 원어치를 해비치사회공헌문화재단에 출연했다.

해비치재단은 정 회장이 배임, 횡령 혐의로 기소됐을 때 항소심에서 2013년까지 7년 동안 매년 1,200억 원씩 모두 8,400억 원을 내놓기로 약속하고 만들었다. 재판은 대법원에서 파기 환송돼 사재 출연을 법적으로 강제할 수는 없지만, 정 회장은'사회적 약속'이 유효하다고 보고 사재를 내놓았다.

하지만 2009년 12월 600억 원을 내놓은 이후 추가 출연이 없자, '서둘러 약속을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많았다. 특히 정 전 대표 등 범 현대가 오너들이 깜짝 사재출연에 나서면서 정 회장은 더욱 주목을 받았다.

정 회장은 이번 사재 출연으로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됐다. 이미 약속한 사재 출연을 실천해 사회 요구에 적극 나선 기업인이라는 이미지를 얻었다. 정 회장은 "저소득층 대학생들이 감당하기 힘든 대출을 받아야만 하는 사연에 가슴이 아프다" 며 "어려운 환경 속에 있는 미래 인재를 적극 돕기 위한 것"이라고 사재 출연 목적을 밝혔다. 해비치재단은 앞으로 소년소녀 가장과 교통사고 유자녀 등 기존 지원 대상의 범위를 넓히고 지원 규모도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정 회장은 현 정부의 공생 발전에 적극 화답하는 정치적 효과도 더했다. 또 글로비스 보유 주식 263만1,579주를 내놓으면서 편법 상속 의혹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누그러뜨릴 전망이다. 글로비스는 그 동안 정 회장이 정의선 부회장에게 그룹을 편법 상속하기 위한 계열사로 눈총을 받아왔으며 최근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의 대표 사례로 꼽혔다. 이번 사재 출연으로 정 회장과 정 부회장 그리고 현대차가 보유한 글로비스 주식 비율이 54.76%에서 47.74%로 낮아지게 됐다.

재계 관계자는 "자기 재산은 자식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뿌리 깊은 인식 때문에 개인 재산의 기부를 주저하는 이들이 많았던 게 사실"이라며 "정 회장과 범 현대가의 사재 출연이 새로운 기부 문화의 시작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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