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결과 야권의 서울시장후보로 거론되는 인사 중 한명숙 전 총리의 경쟁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자 민주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 전 총리가 후보로 나설 경우 법원에서 진행 중인 한 전 총리의 재판이 선거 과정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 전 총리는 2건의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우선 총리 시절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인사청탁과 함께 5만 달러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 있다. 검찰이 지난해 6ㆍ2지방선거 직전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 한 전 총리를 상대로 수사를 착수한 이 사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다. 진행 중인 항소심에서도 무죄로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한만호 한신건영 전 대표로부터 9억여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다. 지난해 9월 시작된 재판은 9월 검찰 구형과 10월 선고를 끝으로 1심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재판 일정이 공교롭게 선거와 겹치는데다 유ㆍ무죄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재판이 혼전을 거듭하고 있어 선거에 직접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물론 한 전 총리가 2건 모두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출마하는 데 문제가 없다. 더구나 지난해 검찰 수사를 놓고 '표적 수사'논란이 벌어졌던 만큼 민주당으로서는 이를 적극 활용한다면 도리어 유리한 상황을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검찰이 내달 중 중형 구형을 할 경우 한나라당이 이를 적극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나라당은 재판 진행 중에 강원지사에 출마했다가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고 물러난 이광재 전 지사 사례를 거론하며 부정적 여론을 조성할 개연성이 있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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