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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문학의 바다, 꿈꾸는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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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문학의 바다, 꿈꾸는 섬

입력
2011.08.2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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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 천관문학관의 '문학의 섬' 행사에 초대를 받았을 때 장 그레니에의 이 떠올랐다. 알베르 카뮈의 스승인 장 그레니에는 이십대의 나를 열광시켰다. 문학의 섬이란 이야기에 장흥사람들의 바다, 정남진의 작고 아름다운 섬으로의 여행을 꿈꾸었다. 마지막 여름을 장 그레니에처럼 섬에서 보낼 작정이었다.

도착하니 기다리는 것은 섬이 아니었다. 천관문학관은 섬이 아닌 호남의 5대 명산인 천관산 자락에 터를 잡은 장흥문인들의 문학관이었다. 천관산문학공원도 함께 만들어져 있었다. 바다의 섬이 아니라 문학관을 문학의 섬으로 삼고 1박 2일간 문학관을 벗어나지 않고 펼쳐지는 행사였다.

기대했던 섬은 아니었지만 장흥은 이청준, 송기숙, 한승원, 이승우 등 우리 소설문학의 바다에 빛나는 섬들이 떠있는 문향이다. 가는 길에 '해산토굴(海山土窟)'에 들렸다. 해산토굴은 장흥군 안양면 율산마을에 가부좌를 튼 한승원 선생님의 집필실이다. 한 선생님이 소설 의 취재차 경주와 통도사에 오셨을 때 안내를 맡은 것이 인연이 되어 인사를 드리고 지낸다.

소설 작업 틈틈이 시를 쓰시는 한 선생님의 시집 에 '바다에 떠 있는 섬만 섬이 아니고/ 혼자 있는 것은 다 섬입니다'라는 시가 있다. 섬처럼 지내는 선생님에게서 바다내음이 물씬 났다. 철썩 파도소리가 들렸다. 나는 벌써 내가 꿈꾸는 섬에 닿아 있었다.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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