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출신 공격수 마우리시모 몰리나(FC 서울)가 프로축구 사상 초유의 대기록을 수립했다. 몰리나는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 FC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23라운드 홈 경기에서 3골 3도움을 몰아치며 팀의 6-3 대승을 이끌었다. 한 경기에서 골과 도움 해트트릭을 동시에 달성한 것은 1983년 프로축구 출범 후 처음 있는 일이다. '희대의 진기록'이라는 수사가 모자람이 없다.
전력 차이가 많이 나는 상대라 하더라도 프로축구 정규리그 경기에서 3골과 3도움을 동시에 달성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해외에서도 예를 찾기가 쉽지 않다. 세계 최고의 만능 선수로 꼽히는 리오넬 메시(24ㆍ바르셀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6ㆍ레알 마드리드)도 기록하지 못했다. 메시는 2010년 11월 알메리아와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경기(8-0)에서 3골 2도움을 기록했고, 호날두도 지난 5월 알메리아와의 경기(8-1)에서 2골 3도움을 수확했지만 '골-도움 해트트릭'을 달성하지는 못했다.
최근 국내 축구에서 골과 도움을 합해 '공격 포인트'라고 표현한다. 한 경기에서 6개의 공격 포인트를 올린 것도 프로축구 29년사에 처음이다. 종전 기록은 5개의 포인트로 이상윤(성남)이 1994년, 윤정춘(부천)이 1997년 각각 3골 2도움을 올린 것을 비롯해 총 4차례 나왔다.
'공격 포인트'는 원래 아이스하키 용어다. 아이스하키에서는 골과 도움을 합산한 포인트가 많은 것을 으뜸으로 치고 공식적인 개인 시상도 이뤄진다. 축구와 달리 아이스하키는 1골에 최대 2명의 도움을 인정한다. 축구보다 골도 훨씬 많이 터진다.'공격 포인트'가 축구보다 월등히 높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한 경기 6개의 공격 포인트는 아이스하키에서도 나오기 어렵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최고 스타로 꼽히는 알렉산더 오베츠킨(워싱턴 캐피털스)의 한 경기 최다 포인트 기록은 5개다. 시드니 크로스비(피츠버그 펭귄스)는 두 차례 6포인트를 기록한 경기가 있지만 '골-도움 해트트릭'은 수립하지 못했다.
몰리나의 강원전 3골 3도움은 국내외 스포츠를 통틀어도 좀처럼 나오기 어려운 진기한 기록이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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