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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도 없이 일하다가…구미 TK케미칼 연구소 폭발 5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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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도 없이 일하다가…구미 TK케미칼 연구소 폭발 5명 사망

입력
2011.08.28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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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도 없이 일을 했는데 웬 날벼락인지…."

27일 경북 구미공단 TK케미칼 기술연구소에서 실험 중 폭발사고로 숨진 이승복(47) 연구팀장의 형 승련(59)씨는 28일 빈소가 차려진 순천향대 구미병원 장례식장에서 긴 한숨을 내쉬었다.

사고 후 하루가 지나도록 시신조차 인수받지 못한 승련씨는 "동생이 1989년 입사해 20여 년간 성실하게 살아온 결과가 이거냐. 억장이 무너진다"며 가슴을 쳤다. 그는 "동생이 최근 연구소로 발령받은 후에는 '주말에도 일한다'며 얼굴보기도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승복씨를 비롯한 이 회사 연구소 직원들은 주말인 27일 출근해 실험을 하다 오후 1시35분쯤 2층에서 화공약품 폭발로 추정되는 사고로 5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는 사고를 당했다. 불은 기술연구동의 2, 3층 500여㎡가 모두 태우고 발생 2시간쯤 후인 오후 3시30분 꺼졌다.

사고도 사고지만 유족들은 회사 측의 무성의와 방관에 또 한번 울분을 토하고 있다.

일부 유족들은 "회사 측이 사고 발생 사실을 같은 날 오후 4시가 지나서야 알렸고, 임원들도 늦게 나타났다"며 장례식장을 찾은 임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사고로 남편 홍명혁(49) 연구부소장을 잃은 홍씨의 부인은 말을 꺼내는 것 조차 힘들어했다. 그는 "맞벌이 부부로 살면서 주말 저녁에나 겨우 만났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같은 날 김승배(46)씨를 잃은 유족들도 "폭발과 화재로 시신이 훼손돼 눈으로는 도저히 알아볼 수 없을 정도"라며 눈물을 훔쳤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폭발은 직원들이 폴리에스테르 신제품을 건조하는 과정에 발생했다. 경찰은 28일 현장 감식 결과 폭발성 화학물질인 '헵탄'이 최초 폭발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조사를 의뢰했다.

구미=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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