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미국의 공습 당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입양 딸 한나가 실은 생존해 트리폴리에서 의사로 활동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나가 살아있다는 보도는 그 동안 간간히 나왔으나, 아일랜드 일간 아이리시타임스의 기자가 공습으로 파괴된 바브 알 아지지야에서 의학서적이 가득한 한나의 공부방으로 보이는 곳을 발견하면서 그의 생존 여부가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방에는 1999년 사진 속의 한나와 쏙 빼닮은 젊은 여성의 여권사진이 있었다. 당시 이 사진은 중국 신화통신이 넬슨 만델라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카다피의 부인 및 딸 아이샤와 한나가 점심을 함께 먹고 있는 것을 촬영한 것이라며 내보낸 것이다. 방에서는 미국 드라마 섹스앤더시티 DVD와 미국 팝그룹 백스트리트보이스의 CD, 한나 무아마르 카다피의 서명이 있는 대학교 의학시험지도 있었다.
독일 일간 디 벨트는 앞서 3 주전 스위스에 있는 카다피 일가 자산 동결과 관련한 문서에서 한나 등 23명이 포함된 카다피 가계도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리비아 소식통은 디 벨트에 한나가 트리폴리 보건부에서 의사로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한나가 영국에서 쇼핑여행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최근 런던 리비아 대사관 지하실에서 발견된 문서에서 2008년 영국 치과의사가 한나를 치료하기 위해 트리폴리로 날아간 사실이 언급돼있다고 보도했었다.
이런 가운데 영국문화원은 2007년 7월 한나 카다피라는 학생(사진) A학점으로 통과했다고 확인했다. 영국문화원은 당시 이 사실을 런던 외무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영국문화원 측은 이에 대해 “당시 리비아는, 한나를 추모하기 위해 카다피가 입양한 다른 딸이라고 이 여성을 소개했다”고 말했다.
한편 가디언은 카다피가 서방에 대한 증오심을 고취하고 선전용으로 활용하기 위해 존재하지도 않은 딸의 사망설을 퍼뜨렸다는 주장도 있다고 보도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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