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에서는 불법 이민자의 자녀가 주내 공립대학에 입학할 수 없다. 지난해 10월 주 대학 당국이 불법 체류 학생들의 학비 감면 혜택이 지나치게 많다는 이유로 입학자격을 박탈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배움의 기회'는 누구에게나 공평해야 한다는 신념을 실천하는 교수들이 있다. AP통신은 26일 조지아주의 교육 제한 방침에 맞서 대안 교육을 모색하는 대학 교수들의 사연을 소개했다.
불법 체류자의 입학을 불허한 조지아대(UGA) 교수 5명은 최근 '자유 대학'이라고 명명한 비정규 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불법 이민자 자녀들에게 일주일에 한번씩 대학 정규 과정과 똑같은 수준의 강좌를 제공한다. 고교 졸업증만 있으면 누구나 입학이 가능하고 학비는 물론 무료다.
내달 8일 미국문명사를 주제로 첫 수업이 열릴 예정인데, 5명의 교수들이 돌아가면서 진행한다. 레이날도 로먼 교수는 "교육의 기회를 주지 않으면서 젊은이들에게 엄청난 투자를 했다고 떠벌리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프로그램에는 거의 돈이 들지 않는다. 한 히스패닉계 복지센터가 수업 장소를 무료로 제공했고, 인터넷서점 아마존을 통해 교재를 기부받거나 학생들을 실어 나를 자원봉사자 모집 캠페인도 시작했다.
이들의 용기있는 행동에 유명 대학 교수들도 호응하고 나섰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주노 디아즈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긴 싸움이 되겠지만 자유 대학의 성공을 위해 필요하다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수들은 장차 자유 대학을 정규 교육과정으로 인가받을 계획을 갖고 있다.
두 살 때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리디 솔리스(16ㆍ여)는 "부모님은 멕시코로 되돌아갈 것을 권유하지만 나는 미국의 문화와 환경 속에서 자랐다"며 "자유 대학이 정식 인가를 받은 교육 기관이 아니더라도 수준 높은 대학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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