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가 떠난 마당에 아이브마저 없다면…'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물러나면서 수석 디자이너인 조너선 아이브 부사장의 진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플과 맺은 그의 3년 계약이 올해 말로 만료되기 때문.
잡스의 단짝인 아이브는 오늘날 애플을 있게 또 다른 1등 공신. 불과 10여명의 다국적 팀원을 이끌고 아이맥 시리즈에서부터 아이팟과 아이폰, 아이패드 등 히트 상품의 디자인을 잇따라 내놓았다. 그 만큼 애플 내에서 아이브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칸막이가 없는 개방된 공간에서 일하는 그의 팀은 함께 사무실에서 식사를 하고 토론하면서 히트상품의 대부분을 생각해낸 것으로 전해졌다. 덕분에 아이브는 지난 해 포천이 선정한 최고의 디자이너로 뽑히기도 했다.
아이브는 잡스와 하루에 한번씩 만나 산책하며 제품을 의논하곤 했다. 이렇게 자주 붙어 다녔던 탓에 애플 내부에선 잡스(Jobs)와 아이브(Ive)를 합성해 둘을 '지브스'(Jives)라는 애칭으로 일컫기도 했다. 이런 맥락에서 아이브는 팀 쿡 최고운영책임자(COO)와 더불어 잡스를 이을 강력한 후계자로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브가 계약 만료를 계기로 애플을 떠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영국 선데이 타임스에 따르면 영국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를 원하는 아이브가 고향에서 통근하는 방식을 제안했지만, 애플 이사회는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제안이 거부된다면 애플과의 결별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아이브는 잡스와 디자인에서 많은 것을 공유한 인물"이라며 "그가 애플을 떠난다면 애플이 혁신적인 디자인을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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