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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이임식 갖고 서울시장직 바로 사퇴/ "과잉복지와 고통스럽게 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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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이임식 갖고 서울시장직 바로 사퇴/ "과잉복지와 고통스럽게 싸웠다"

입력
2011.08.26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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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26일 오전 11시 카메라 플래시가 잇달아 터지는 가운데 서울시청 별관 브리핑룸에 들어선 오시장은 깊이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미리 준비한 연설문을 읽어나갔다. 오시장은 먼저 "저의 거취로 인한 논란과 행정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즉각적인 사퇴"를 한다고 밝혔다. 오시장은 21일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에 따라 시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발표를 하며 눈물을 흘릴 때와는 달리 차분한 어조로 연설을 이어갔다.

오시장은 "서울시민의 뜻이 어디 있는지 결과를 확인하지 못하고 아쉽게 투표함을 닫게 된 점이 매우 송구스럽다"며"제가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것 또한 오늘의 민심이라고 생각"한다며 결과에 승복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잉복지는 반드시 증세를 가져오거나 미래 세대에게 무거운 빚을 지운다"며 "최대의 희생자는 평범한 시민이 될 것"이라며 자신의 신념이 옳은 것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이 점을 경고하기 위해 지난 1년 간 과잉복지와 고통스러운 싸움을 전개했다"고도 했다. 10분쯤의 연설을 마친 오시장은 질문을 받지 않고 바로 브리핑룸을 떠났다.

오시장은 이어 서울시 3급 이상 간부들과 함께 시장으로서 마지막 점심 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오시장은 "그 동안 칭찬보다는 독려를 많이 한 것 같다"며 직원들에게 미안함과 감사의 뜻을 전했다.

오시장의 이임식은 오후 5시 서울시청 다산플라자 13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오시장은 이임사를 통해 장기전세주택(시프트), 서울형어린이집, 한강르네상스 등 자신의 주요 사업을 거론하며 이를 실현시킨 직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오시장은 "21세기 도시 흥망은 아름다움으로 결정된다"며 "아름다움의 가치를 전시행정으로 폄하하는 한 서울은 품격 있는 세계 도시로 성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금 분배식으로 나눠주는 복지를 추구하는 한 어려운 분들이 중산층이 될 수 있는 사다리는 빈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시장이 바뀐다 해도 이러한 가치를 이어 나가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다산플라자 밖으로 나온 오시장은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앞 뜰에 둘러서 있는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5년여 간 머물러 온 서울시청을 떠났다.

한편 오시장의 사임 통지서는 이날 오후 6시쯤 허광태 서울시의회 의장 앞으로 전달됐다. 지방자치법 시행령에 따르면 사임 통지와 사임일 사이에는 10일의 여유가 있지만, 오시장은 이날 사임일을 27일로 적은 사임 통지서를 전달하면서 바로 물러났다. 이에 따라 27일 0시부터는 권영규 행정1부시장이 시장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서울시는 정무라인인 조은희 정무부시장, 이종현 대변인, 황정일 시민소통특보, 강철원 정무조정실장도 오시장과 동반 사임한다고 밝혔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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