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의 꽃’인 남자 100m 레이스에서‘번개’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의 ‘독주’에 걸림돌은 없다. 결국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대회 2연패를 노리는 볼트가 28일 오후 8시45분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남자 100m 결선에서 우승할 가능성은 99%에 가깝다. 이변을 일으킬 대항마들이 출발선에 서기도 전에 모두 낙마했기 때문이다. 역대 2위 기록(9초69)을 갖고 있는 타이슨 가이(29∙미국)가 고관절 수술로 일찌감치 대회불참을 선언한 데 이어 올시즌 랭킹 3,4위 스티브 멀링스(29ㆍ자메이카)와 마이크 로저스(28ㆍ미국)는 도핑 검사에서 금지약물 양성반응이 나와 출전하지 못했다.
게다가 개막을 이틀 앞두고 볼트의 영원한 라이벌 아사파 파월(29∙자메이카)마저 부상으로 대회출전을 전격 포기했다. 결국 볼트는 이렇다 할 경쟁자 없이 스타트 블록 위에 서게 된 셈. 볼트가 어떤 기록을 세우느냐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AP통신 등 주요외신들은 ‘볼트의 적수가 없다’며 대회 2연패에 무게를 실었다. 가이도 25일 “사람들은 볼트가 예전 같지 않다고 말하지만 여전히 그는 챔피언이다”라며 볼트의 우승을 점쳤다.
볼트도 라이벌들의 불참과 관계 없이 그만의 레이스를 펼치겠다는 각오다. 그는 25일 자메이카 대표팀 기자회견에서 “몸 상태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육상의 전설이 되고 싶다. 대구 대회가 그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대구 세계선수권에서 볼트의 유일한 맞수로는 리차드 톰슨(26∙트리니다드 토바고)이 꼽힌다. 그는 올시즌 9초85로 개인 최고기록을 세웠다. 시즌 기록만 놓고 보면 볼트보다 0.03초 앞선다. 톰슨은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에서는 5위,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2위에 올라 만만치 않은 실력을 뽐냈다.
그러나 지금까지 톰슨은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 등 메이저 대회에서 볼트를 이긴 적이 한 번도 없다. 4년 만에 트랙에 복귀한 저스틴 게이틀린(29∙미국)과 사상 최연소로 10초대 벽을 깬 요한 블레이크(22∙자메이카)도 볼트를 넘어서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게이틀린과 블레이크의 시즌 최고 기록은 9초95다.
장재근 대한육상경기연맹 경기이사는 “볼트는 역시 볼트다. 우승을 의심하기에는 다른 선수들과의 실력 차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볼트가 아킬레스건과 허리 부상에서 자유로워 보이지는 않는다. 대구의 이상 저온 현상에 볼트의 부상이 악화해 변수로 등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구=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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