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2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펀드에 투자했다 손실을 본 이모(56)씨가 “은행이 펀드를 안정적 정기예금인 것처럼 판매해 손해를 봤다”고 우리자산운용과 경남은행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심리 미진을 이유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6일 밝혔다. 원심은 설명의무를 소홀히 한 은행의 책임을 인정했지만, 대법원은 한발 더 나아가 펀드 자금을 안정적인 상품에 투자했을 때 생길 수 있는 기대수익까지 배상 범위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해당 은행은 이 사건 펀드를 국고채, 시중은행 후순위채, 은행예금과 같은 위험성이 적은 금융상품과 비교하며 판매한 위법행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위법행위가 없었다면 이씨는 펀드에 투자한 원금을 최소한 정기예금 상당의 이율이 보장되는 안정적 금융상품에 투자했을 것”이라며 “적어도 정기예금 이자 상당의 기대수익을 상실하는 손해가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이씨는 2005년 정기예금만큼 안정적인 펀드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은행의 권유로 20억원을 대출받아 펀드에 가입했다. 3년 뒤 손실이 커지자 중도환매를 청구해 11억3,700만원만 받은 뒤 소송을 제기했다.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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