톤즈의 약속/이병승 글·한수임 그림/실천문학사 발행·176쪽·1만원
한 생의 죽음이 생의 무한한 의미를 되살릴 수 있음을 보여준 이가 지난해 1월 대장암으로 선종한 이태석 신부다. 내전으로 신음하는 아프리카 수단 남부 톤즈 마을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펼쳤던 실천적 성자의 모습이 타계한 이후에야 감동적 삶으로 국민들에게 다가왔다.
그를 다룬 책이 여러 종 나왔는데, 이병승씨가 쓴 동화 <톤즈의 약속> 은 수단 어린이란 또 다른 주인공을 등장시킨다는 점이 특색이다. 가난과 질병, 전쟁으로 고통 받는 제3세계 어린이의 삶과 그들의 시선에서 바라본 이태석 신부의 모습이 서로 어울리며 봉사와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톤즈의>
열세 살 소년병사인 마뉴는 전쟁으로 엄마를 잃어 마음의 상처가 큰 아이다. 복수심과 분노가 가득한 마뉴는 항상 미소를 짓는 이태석 신부를 경계하며 진료실의 약병을 깨트리고 또래 아이들과도 늘 싸움을 벌이는데, 음악을 매개 고리로 차츰 신부의 마음을 받아들인다. 교황 방문을 준비하며 신부가 결성한 브라스밴드에 속한 마뉴는 처음 보는 악기들이 빚어내는 화음에 매료되어 차츰 아름다운 소리의 일원으로 성장한다.
저자는 2009년 푸른문학상, 눈높이아동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아동문학에 발을 디뎠다. 속도감 있는 글과 그림작가인 한수임씨의 따뜻한 색조의 그림이 잘 어울려 이태석 신부의 삶을 감동적으로 전한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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