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로 임기가 끝나는 김쌍수 한국전력 사장이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김 사장은 25일 서울 삼성동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3년간 4조5,000억원가량 원가를 절감했지만 전기요금 현실화율은 90.3%에 불과해 절망감을 많이 느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번에 8~9% 인상하고 연료비 연동제도 시행했으면 내년에는 흑자가 가능했을 것"이라며 "연동제가 도입되더라도 유가가 떨어지면 오히려 전기요금이 내려갈 수도 있는데 물가 당국자들이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정부가 지난달 연동제 시행을 유보한 채 전기요금을 평균 4.9% 인상한 것이 한전의 적자를 키우는 결과가 될 것이란 주장이다.
김 사장은 특히 소액주주들로부터 한전에 손해를 끼쳤다며 2조8,0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한 것과 관련, "만약 패소하면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할 수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42년간 사회생활을 하면서 경찰서 문턱에도 안가봤는데 이런 소송을 당하고 나니 처음엔 패닉상태였다"면서 "이번 소송이 적자 공기업에 대한 줄소송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
임기만료를 앞두고 사의를 표명한 것에 대해 김 사장은 "후임자 선임 때까지 근무하려 했는데 소송을 당해 식물사장이 된 만큼 개인적 양심도 그렇고 직원들 보기도 그렇고 해서 퇴임을 결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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