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예산으로 182억원을 들이고도 정작 투표함은 열어보지도 못한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빛을 보지 못한 투표용지와 투표함은 어떻게 되는 걸까.
25일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투표함 그대로 혹은 투표용지만 따로 꺼내서 봉인돼 서울시 25개 구선거관리위원회의 창고에 보관돼 있는 이 '비싼 종이'들은 이르면 10월 재활용지 혹은 재로 변한다. 25일부터 14일 동안인 선거 관련 소송 제기 기간에 소송이 없으면 소송 제기 기간이 끝나는 날로부터 30일 후 투표용지 등이 모두 폐기되기 때문이다. 폐기 방법은 용해 소각 파쇄의 방법이 동원되지만 용해돼 재활용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선관위 관계자는 "각 구선관위가 폐기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데, 통상 약품에 용지를 담가 글자와 종이를 모두 녹인 뒤 재활용지를 만드는 용해를 가장 많이 이용한다"고 말했다. 결국 182억원의 가치가 담긴 670만장의 투표용지와 수천개의 투표함은 고작 수백만원의 재활용지로 거듭나게 됐다. 백상지(표면을 매끄럽게 처리한 흰 종이) 재질인 투표용지는 통상 재활용 업체에 톤당 20만원 안팎에 매각되는 점을 감안하면 15톤 정도 되는 투표용지 값은 300만원 수준이다. 참고로 순수 투표용지값 및 제작비는 약 2억원이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