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5일 오전 대구스타디움 아디다스 홍보관. 남자 100m 세계기록 보유자인 우사인 볼트(9초58ㆍ자메이카)에 이어 두 번째로 빠른 타이슨 가이(9초69ㆍ미국)를 보기 위해 기자회견장은 200여명이 넘는 전 세계 취재진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가이는 지난 6월 미국 대표선발전에서 고관절을 다쳐 이번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불참하게 됐지만, 아디다스 코리아의 초청으로 방한했다. 함께 참석한 지온 암스트롱 아디다스 코리아 대표이사는 "아디다스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공식 파트너로서 세계 스포츠 발전을 위해 '열정, 그 하나로 올인'하고 있다"며 수 차례 강조했다. 전 세계 미디어를 통해 스포츠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아디다스의 마케팅 전략은 그렇게 순조롭게 진행됐다.
#2. 같은 날 오후, 볼트를 포함해 8명의 자메이카 육상 대표팀을 후원하는 푸마도 맞불을 놓았다. 푸마코리아가 이날 대구 대덕문화전당에서 자메이카 대표팀 초청 기자회견을 연 것. 일거수일투족이 화제인 볼트의 유명세에 걸맞게 아디다스보다 많은 300여명의 취재진이 대거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푸마코리아는 지난 20일 대구 현대백화점 앞에서 볼트를 내세워 엄청난 홍보효과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아식스 스포츠도 이날 늦은 오후, 영화배우 하지원을 육상 국가대표 명예코치로 위촉하는 행사를 열어 분위기 몰이에 나섰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용품 업체들의 장외 홍보전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지구촌 최대의 육상 축제인 만큼, 끊임없는 미디어 노출을 통한 이미지 제고기회를 놓칠 수 없기 때문. 스포츠 브랜드 1위인 나이키가 빠진 틈을 타 아디다스, 푸마, 아식스가 치열한 3파전을 벌이고 있다.
단골메뉴는 역시 자사가 후원하는 세계적인 육상스타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 자사 제품을 착용하고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 회사의 홍보효과도 엄청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푸마는 자사의 육상 스파이크를 신고 세계기록을 세운 볼트의 경제적 가치를 2억5,000만 유로(한화 3,800억원)로 평가하고 있다.
2008년부터 2019년까지 IAAF와 공식 후원계약을 맺은 아디다스는 대구 대회에 출전하는 영국 등 12개국 선수 유니폼과 7,300명의 자원봉사자들에게도 스포츠용품과 의류를 제공했다. 이날 가이가 새로 출시된 아디다스의 스파이크를 한국 육상대표팀의 주장 박태경(110m 허들)에게 선물한 것도 한국 내 시장점유율을 점점 늘려가겠다는 계산과 무관치 않은 이유다. 가이에 이어 아디다스가 31일까지 잡아놓은 선수 인터뷰 스케줄만도 여자 높이뛰기 세계 챔피언인 블랑카 블라시치(크로아티아ㆍ29일) 등 10건 이상에 달하고 있다.
아식스도 한국 대표팀을 비롯해 10개국에 스포츠용품을 제공하고 있다. 아식스 스포츠 관계자는 "아직 변방에 머물러 있는 한국 육상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 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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