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여교사의 유족이 수천만 원의 장학금과 도서구입비를 제자들을 위해 내놓았다.
전북 전주 덕진중은 19일 별세한 이 학교 조정희(57) 교사의 유족이 도서구입비 1,000만원과 매년 360만원씩 10년간 3,600만원의 장학금을 9월부터 기부할 것을 약속했다고 25일 밝혔다.
조씨는 17일 오후 자택에서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졌고, 이틀 만에 숨을 거두었다. 남편 오남석씨 등 유족은 평소 제자 사랑을 입버릇처럼 말해온 조씨의 유지를 받들어 장학금과 도서구입비를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장남 오성현(29)씨는 "25년간 이 학교에서 교편을 잡은 어머니의 생전 뜻을 기려 기부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어머니가 하늘에서 '잘했다, 잘했다'고 하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어 교사(어문학 부장)로 독서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독서동아리를 만들어 지도한 조씨는 도서관에 책이 부족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1976년 장수군 계북중에서 교직에 첫발을 디딘 뒤 87년 사립인 덕진중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학교 양규영 교장은 "조 교사는 단아한 용모와 남다른 제자 사랑의 길을 걸어오신 분인데 하늘나라에서 더 필요한 사람이어서인지 서둘러 불러갔다"며 "고인의 이름으로 매년 장학금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전주=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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