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이 아니라 피부 안쪽에 맞을 수 있는 미세주사 방식을 채택한 노년층용 독감백신이 9월에 새로 나온다.
사노피 파스퇴르는 "60세 이상 노년층을 위한 피내(皮內) 접종용 인플루엔자 예방백신 '아이디플루 15㎍주'를 9월 국내에 출시한다"고 최근 밝혔다. 이 백신은 보통 주사기 바늘의 약 10분의 1 길이인 1.5mm 미세주사시스템에 들어 있다.
주사는 바늘이 들어가는 깊이에 따라 크게 3가지로 나뉜다. 바늘을 피부와 거의 평행하게 찔러 넣는 건 표피 바로 아래 1.5~3mm 깊이의 진피에 약물을 주입하는 피내주사, 바늘을 45도 각도로 넣는 건 3~100mm 깊이의 피하조직에 주입하는 피하주사다. 또 바늘을 수직으로 표피 100mm 아래까지 깊이 넣는 건 근육주사다. 지금까지 독감백신은 대부분 근육주사였다.
김희수 사노피 파스퇴르 상무는 "60세 이상 노년층은 면역체계가 노화했기 때문에 기존 성인용 백신을 맞아도 효과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며 "수지상세포나 대식세포 같은 면역세포와 모세혈관, 림프관이 많이 분포해 있어 면역작용이 활발한 진피에 백신을 주사하면 근육보다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진 일반 주사로 피내접종을 하려면 포 뜨듯 살짝 바늘을 넣는 숙련된 기술이 필요했다. 김 상무는 "아이디플루는 바늘이 짧아 손가락으로 살짝 누르기만 하면 진피로 약물이 들어가게 돼 있다"며 "의료진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고, 바늘 길이가 16~25mm인 보통 주사보다 환자의 공포심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로써 국내 노인전용 독감백신 시장은 아이디플루와 한국노바티스가 이미 판매하고 있는 '플루아드' 2파전이 될 전망이다. 65세 이상이 맞는 플루아드는 효과를 높이기 위해 면역증강제를 넣었다. 해마다 전세계에서 독감이나 독감 합병증으로 숨지는 인구는 30만~50만명이며 이 중 약 94%가 60세 이상 노년층이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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