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로 혼자 푸는 건 그때뿐 정기적 소통의 자리 제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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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팀 분위기가 정말 최악입니다. 저를 비롯한 팀원들이 보기엔 팀장이 너무 이기적이에요. 팀원 수도 한정돼 있고 이미 맡고 있는 일도 적지 않은데, 팀장은 자꾸 다른 프로젝트를 가져와 실적을 무작정 올리려고 해요. 팀원들 사이에서 일 분배 문제 때문에 트러블이 생기면 한 명씩 불러다가 상담을 하는데, 결국은 이간질시키는 결과가 되죠. 회사 내에서 자신의 영향력이나 입지를 높이고, 동료들에게 뒤처지지 않으려는 팀장의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이젠 팀장이 미워지기까지 해서 회사 다니기가 너무 힘듭니다. 30대 중반 직장인(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상사와 부하직원과의 관계는 직장인 스트레스 요인 설문조사에서 늘 3순위 안에 들곤 해요. 다른 스트레스와 마찬가지로 상사와의 관계로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술로 그것을 푸는 게 한국 직장인의 전형적인 방식이죠. 술 한잔 하면서 험담도 하고 푸념도 하면서 말이에요. 하지만 잠시 속이 후련할지 몰라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닙니다.
이 팀은 소통 부재가 가장 큰 문제에요. 팀장이 일방적으로 업무를 지시하고 일 분배 문제가 생기면 해당 팀원과만 면담을 해, 전체 팀이 공유해야 할 정보와 연결고리를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네요. 이런 방식은 팀 구성원 간 갈등이 생기기 쉽습니다. 수동적인 처지인 팀원들은 업무 동기가 떨어지고, 혼자 책임지는 팀장은 외롭고 팀 전체를 이끌기도 어려워져서 상사나 부하직원이나 모두 힘들어집니다.
용기를 내서 팀장에게 먼저 다가가 보세요. 팀장과 팀원이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는 정기적인 자리를 제안하는 거죠. 회의나 워크숍 같은 어떤 형태도 괜찮습니다. 단, 혼자 나서기 두려워 여러 팀원과 같이 제안하는 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어요. 마치 팀장 잘못 때문에 한꺼번에 들고 일어난 것 같은 느낌을 줄 수 있으니까요.
서로의 생각을 충분히 이야기했다 싶으면 팀 구성원 모두 공유할 목적을 만들기 바랍니다. 업무 동기와 능력을 그 방향으로 집중할 수 있도록 말이에요. 팀장도 팀원도 그 목적에 맞춰 지시하고 따르면 이후 어려움이 있어도 생산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을 겁니다.
상담 왕은자 삼성생활문화센터 전문상담원 (한국상담심리학회 상담심리전문가 1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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