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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순 칼럼] 생각이 올곧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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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순 칼럼] 생각이 올곧은 사람

입력
2011.08.2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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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언제나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될지 알 수 없다. 유력한 후보야 어느 시대에든 있기 마련이고, 압도적으로 지지도가 높은 사람도 물론 있었지만 반드시 지지도가 높았던 유력한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것도 아니었다. 청와대 문고리까지 다 잡았다가 놓쳤다는 후보도 있었지 않나. 이렇게 항상 대선 판도가 예측 불허이다 보니 국민들은 언제나 답답해하면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안철수 교수 등에 대한 기대

이명박 대통령이 48.7%의 득표율로 당선된 17대 대선에서는 야당의 승리가 불을 보듯 명확했다. 한나라당 당내 경선에서 누가 후보자가 되느냐는 게 관심사였을 정도로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는 인기를 잃었다. 대선 투표를 '좌파정권 10년'에 대한 응징이나 잃어버린 10년을 되찾는 일로 생각한 사람들도 많았다.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는 그와 반대로 한나라당이 크게 고전할 것 같다. 경제를 살릴 것이라는 기대 속에 출범한 이명박 정부는 전 세계적 경제위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고, 공정하지 못한 인사로 민심을 잃었다. 공정사회와 상생은 대통령이 꺼낸 화두인데 후속 조치가 제대로 되지 않아 실망을 키우고 있다. 기득권에 대한 과보호, 권력층의 부패, 갈수록 커지는 계층간의 격차도 문제다. 더욱이 심각한 청년실업으로 젊은이들의 마음 속에서는 분노가 자라고 있으니 무슨 수로 정권을 지킬 수 있을까 싶다.

민주사회에서 세상을 합리적으로 바꾸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선거다. 대한민국의 현실에 분노한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투표를 하려 할 것이다. 내년 총선ㆍ대선에서 20~30대의 투표율이 매우 높을 것이라는 전망은 그래서 나온다. 나라의 틀과 판을 바꾸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인 안철수 교수와 '시골 의사' 박경철 안동신세계연합클리닉 원장의 대담으로 진행되는 청춘콘서트에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것을 보면 희망과 격려의 메시지에 목말라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라는 서울대 김난도 교수의 저서가 장기 베스트셀러가 된 것도 지향점 없이 방황하는 젊은이들을 따뜻하게 위무해 주기 때문일 것이다.

23일 원주에서 열린 이 행사에서는 게스트로 나온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안 교수와 박 원장을 가리키며 "이런 올곧은 생각을 하는 분들이 정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고, 청중은 큰 박수로 화답했다고 한다. 기존 정치인들에 대한 염증과 실망은 참신한 새 인물을 찾게 만든다. 안 교수나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같은 인물을 사람들이 거론하는 것은 그들이 때묻지 않고 겸손한 데다 생각이 올곧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안 교수는 젊은이들이 멘토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를 찾아온 학생들 중 절반쯤은 이야기를 하다가 운다고 한다.

세상을 살다 보면 올곧은 생각이 얼마나 중요하며, 올곧은 생각을 갖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절감하게 된다. 우리나라처럼 이념 갈등이 심하고 진영논리가 갈수록 강고해지는 사회에서는 무엇이 보편타당한 공론인지 알기도 어렵다. 무슨 일에든 진정성을 가지고 임하고 열심히 노력해서 큰 결실까지 거둔 안 교수와 같은 사람들이 성공모델로 사랑과 존경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올곧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고 해서 꼭 정치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안 교수 자신이 정치에 뜻이 없다고 말하고, 그의 아내도 남편의 성향으로 봐서는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저를 혹시 괜찮게 생각해 준다면 정치를 안 하기 때문이죠. 저도 정치를 하면 금방 똑같아지겠죠."라는 문재인 이사장의 말은 100% 맞는 말이다.

꼭 정치판에 들어가야 하나

이런 사람들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아마 본인들도 모를 수 있다. 사람은 시대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는 존재이기도 하다. 정치는 원래 중요한 일이며 경륜과 포부를 갖춘 사람은 시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할 필요도 있다. 하지만 정치가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다. 생각이 올곧은 사람들이 각 분야에서 저마다 자신의 몫을 충실히 수행하는 사회가 진짜 좋은 사회다.

임철순 주필 yc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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