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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야마모토씨의 한류 메이크업 체험/ 한 듯 안 한 듯 한국식 화장법…아시아에서 따라하기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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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야마모토씨의 한류 메이크업 체험/ 한 듯 안 한 듯 한국식 화장법…아시아에서 따라하기 열풍

입력
2011.08.25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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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한류'가 거세다. 한류드라마와 K팝이 세계적 주목을 받으면서 한국식 화장법과 한국 화장품도 덩달아 국제무대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유튜브에는 '코리안 스타일 메이크업'을 분석, 재현하는 아시아 여성들의 동영상이 수백 편 올라와 있고, 흔히 저가화장품으로 불리는 화장품 브랜드숍의 고객은 60~70%가 일본인 등 외국 관광객들이다. 이들은 왜 한국 화장품을 좋아하고, 어떤 한국 화장법에 열광하는 걸까. 한국에 2년째 체류 중인 일본인 야마모토 마이코(31)씨가 직접 '코리안 스타일 메이크업'을 받아봤다.

화장품도 한류바람

뷰티한류는 수년 전 비비크림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요즘은 비비크림이 뒤로 한 발 밀리고 기능성 화장품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일본 패션잡지에 소개돼 입소문이 나며 대대적인 선풍을 불러일으킨 달팽이크림(달팽이 점액 추출물이 함유된 피부재생크림)은 거의 전 브랜드에서 출시됐으며, 모공관리제품, 발 각질제거제, 피부관리 마스크 등 아이디어 제품들이 각광받고 있다. 기발하다고 할 정도로 다양한 기능성 제품들이 나와 있는 데다 저렴한 가격에 비해 성능은 크게 뒤지지 않는 것이 인기 요인이다. 닥터자르트의 비비크림, 토니모리의 달팽이크림, 이니스프리의 화산송이 모공케어 제품 등이 히트상품.

구매고객은 일본인이 압도적으로 많으며, 중국인, 대만인, 싱가포르인 순이다. 통상 구매 금액은 10만원에서 50만원, 많은 경우 100만원대까지 이른다.

"한국여자처럼 되고 싶어요"

외국 여성들이 한결같이 꼽는 뷰티한류의 핵심은 한국 여성들의 희고 깨끗한 피부 표현이다. 명동 토니모리 매장에서 만난 모녀 호리 구미에(44)씨와 호리 유리에(14)양은 "한국 여자들처럼 예쁜 피부를 갖고 싶어 한국 화장품을 구입한다"고 말했다. "지금 일본에서는 한국 여자들처럼 피부가 예뻐지라는 의미로 한국 화장품을 선물로 돌리는 게 대유행"이라는 게 유리에양의 전언. 구미에씨는 "마스카라를 잔뜩 발라 눈이 확 벌어진 것처럼 보이게 하는 일본식 진한 화장보다는 자연스럽고 깨끗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한국식 화장이 더 세련돼 보인다"면서 "아무래도 한국 화장품이 한국식 화장을 표현하는 데 더 적합하고 가격도 저렴해서 좋다"고 말했다. 이들 모녀가 구입한 화장품은 한국 여행 3일간 총 50여만원 어치. 비비크림과 달팽이크림, 립크림, 핸드크림 등 제품 종류도 다양했다.

세계 여심 홀린 한국식 무결점 메이크업

유튜브에 올라온 한국식 메이크업의 키워드는 바로 무결점(Flawless)다. 투명메이크업을 번역한 듯 보이는 'Korean Natural Flawless Makeup'이 인터넷 상에서 한국식 화장의 공식 명칭처럼 자리잡고 있다. 기후와 피부톤의 차이 때문에 표현이 불가능한 태국 싱가포르 같은 동남아 국가의 여성들도 따라할 정도다.

유튜브에는 자연스러운 한국식 무결점 화장이 3단계로 소개돼 있다. 첫째, 깨끗하고 광이 나며 결점이 없는 피부(Clean, glowy and flawless skin). 둘째, 쭉 뻗거나 삼각형 모양의 두꺼운 눈썹(Thick, straight or triangular brows). 셋째, 최소한 혹은 아예 하지 않은 눈 화장(Minimum or no eye shadows). 이들이 메이크업의 모델로 삼은 한국 연예인은 K팝의 영향인지 티아라의 효민, 2NE1의 박봄과 산다라박, 카라의 구하라 등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많다.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김선희 내함(메이크업실) 대표이사는 "예전에는 뽀얗고 보송보송한 느낌의 화장이 유행이었다면, 최근 몇 년 간 대세는 투명메이크업, 물광메이크업 등으로 불리는 자연스러운 화장법"이라며 "HD TV의 보급으로 연예인들의 피부 표현이 달라진 게 화장법의 차이를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전에는 두껍게 커버만 잘하면 피부가 예뻐 보였지만, 이제는 고화질 카메라 때문에 모공 하나하나까지 그대로 드러나게 돼 내추럴한 메이크업을 하지 않으면 얼굴이 가부키 배우처럼 허옇게 둥둥 떠 보이게 된 것. 이 때문에 촉촉한 피부 표현을 가능케 해주는 수분감이 화장품의 핵심 기능이 됐다. 세계적 히트상품이 된 한국의 아이디어 상품 비비크림은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파운데이션에 수분크림을 섞어 쓰면서 입소문을 타고 상용화에 이르렀다.

피부는 투명하게, 눈썹은 두껍게

한국 무역회사에 근무 중인 일본인 야마모토 마이코씨는 한국식 메이크업 마니아다. 2년 전 한국에 건너와 1년 반 동안 연세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6개월 전 취업했다. 일본에서는 피부관리사로 일한 적도 있을 정도로 뷰티 분야에 관심이 많다.

야마모토씨가 원한 메이크업은 김태희 스타일의 자연스럽고 투명한 화장. 메이크업은 내함의 안희정 실장이 맡았다. 그의 평소 메이크汰?피부 결점을 완전히 뒤덮는 두꺼운 피부 표현에 진한 아이라인과 마스카라를 사용해 동그란 눈을 부각시키는 스타일이다.

김태희로 변신하기 위해 제일 먼저 할 일은 '물광' 느낌으로 촉촉한 피부를 만드는 것. 스킨과 에센스를 바른 후 수분 타입의 베이스로 피부톤을 조정한다. 여기에 비비크림을 얇게 펴 바르면 끝. 파운데이션은 기미나 다크서클 등 커버해야 할 결점 부위에만 살짝 찍어 바른다. 마지막으로 쉬머링 하이라이트를 눈 아래부터 광대뼈까지 발라 환하게 밝혀주면 된다.

다음은 눈썹 화장. 눈 화장은 거의 생략하는 대신 눈썹 화장에 공을 들여야 한다. 일단 눈썹이 두꺼워야 어려 보이므로 갈색이나 회색의 진한 색 셰도를 이용한다. 눈썹 모공 사이사이에 셰도가 들어가 빈 틈을 메워주도록 눈썹이 난 반대 방향으로 메워준다. 그 다음 눈썹 펜슬로 윤곽선을 잡아 눈썹이 또렷해 보이게 해주고, 눈썹 앞머리는 세로로 눈썹모를 치켜올려준다. 눈썹 숱이 부족한 사람은 투명 마스카라로 덧칠해주면 전체적으로 두툼해 보인다.

눈 화장은 눈이 길고 깊어 보이도록 옆으로 라인을 길게 빼주는 게 포인트. 크림셰도만 베이스로 눈두덩에 바른 후 부드러운 회색이나 갈색, 보라색 펜슬셰도로 라인을 슥슥 그려준 후 브러시로 끌어올려주면 자연스러운 그라데이션이 생긴다. 여기에 검정색 리퀴드 아이라이너로 눈썹 최대한 안쪽으로 점막 사이사이를 메워주면 눈매가 또렷해진다. 눈 밑 점막에는 밝은색 아이셰도를 발라 눈이 크고 어려 보이게 만든다. 전체적으로는 안 한 듯 자연스럽게 보이는 화장이지만 색조를 과감하게 쓸 때보다 품은 훨씬 더 많이 든다.

입술 역시 도톰하게 표현하는 게 좋다. 특히 얇은 입술은 붉은색 계열 틴트를 이용해 사전에 붉게 물들여준 후 립 글로스를 바른다. 입술도 가운데 부분은 진하고 끝 쪽으로 갈수록 옅어지게 그라데이션 해주는 게 좋다.

마지막으로 웃을 때 볼록 튀어나오는 부위에 치크 블러셔를 가볍게 발라 얇게 펴주고, 피부 결점을 한 번 더 컨실러로 커버해주면 된다. 코리안 스타일 메이크업을 받고 거울 앞에 선 야마모토씨의 반응. "우와. 몇 년은 어려 보여요. 꼭 다른 사람 같지 않아요?"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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