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경선에서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의 '대세론'이 흔들리고 있다.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가 출마선언 10여 일만에 롬니 전 주지사를 지지율에서 크게 앞지르며 '다크호스'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24일(현지시간) 공화당원과 공화당 지지층 1,040명을 대상으로 한 갤럽 여론조사 결과 페리 주지사를 내년 대선후보로 지지하는 응답자가 29%에 달했다. 줄곧 선두를 달려온 롬니 전 주지사(17%)를 10%포인트 이상 따돌린 놀라운 상승세였다. 13일 아이오와주 에임스스트로폴(비공식 예비선거)에서 1위를 차지해 돌풍을 일으켰던 미셸 바크먼 하원의원은 10%를 얻어 론 폴 하원의원(13%)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이달 17~21일에 전화 조사로 실시된 갤럽 여론조사는 아이오와주에서 열린 공화당 예비후보 토론회 이후 처음으로 실시된 것이다.
미 여론조사 기관 PPP(Public Policy Polling) 조사에서도 페리 주지사가 1위를 차지했다. 18~21일 공화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 유권자 66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PPP조사에서 페리 주지사는 33%의 지지를 얻어 20%에 그친 롬니 전 주지사를 크게 따돌렸다. 바크먼 하원의원(16%)이 3위를 차지했고 뉴트 강리치 전 하원의장과 론 폴 하원의원이 각각 8%, 6%의 지지로 뒤를 이었다.
페리 주지사의 부상에 대해서는 아직 해석이 엇갈린다. 워싱턴포스트(WP)는 "롬니 전 주지사가 더 이상 선두주자가 아닌 처지에 직면했다"고 지적했고 뉴욕타임스(NYT)는 "페리 주지사가 경선에 뛰어든 지 얼마 안 돼 초반 '반짝 효과'를 얻은 것"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보스턴글로브는 "남부 지역의 나이 많은 공화당원들의 강력한 지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롬니 전 주지사는 애써 태연한 표정이다. 그는 "페리 주지사의 존재가 내가 추구하는 것을 바꾸지는 않는다"며 "대권 후보라면 현 대통령과 그의 정책 실패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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