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주민투표 개표 무산으로 사퇴에 직면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25일 하루 종일 시청 집무실에 머물며 거취를 고심했다.
이날 오전 8시30분께 출근한 오 시장은 사퇴 시점을 묻는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고 7층 집무실로 직행해 이 때만해도 갈등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날 오전 10시께 이종현 시 대변인도 "오 시장이 서울시장 자리가 가진 엄중함, 국민의 정서, 당원으로서의 입장을 종합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며 "국민 정서가 상당히 바투 있는 것으로 느끼고 있지만 당원으로서 당의 뜻도 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빠르면 내일(26일) 늦어도 일요일(28일)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해 당초보다 입장 표명이 늦어질 수 있음을 내비쳤다.
오 시장은 이날 외부일정 없이 종일 집무실에서 전화로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주변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점심식사도 도시락으로 해결했고, 오후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예정인 전국시도지사협의회에도 불참했다.
한나라당 및 측근들과 의견을 교환한 오 시장은 오후 들어 '조기 입장표명, 즉각 사퇴'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3시쯤 이 대변인은 "오 시장이 오늘 회견을 하기는 어렵지만 길게 끌면 더 후유증이 있고 바람직한 모습도 아니다"며 26일 거취 표명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사퇴는 즉각 사퇴냐, 10월 재보선을 고려한 사퇴냐 두 가지"라며 "오 시장이 주민투표에 결과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져야 할지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만약 즉각 사퇴를 하게 되면 사퇴 발표 후 행정적인 인수인계에 10일 정도 걸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늦게 오 시장의 한 측근은 "본인 뜻대로 즉각 사퇴하는 것과 보궐선거 시기를 고려하는 것 사이에 고민하며, 한나라당을 설득하고 있다"고 말해 오 시장 스스로는 즉각 사퇴를 결심했음을 간접적으로 알렸다. 이 측근은 "내일 대통령이 귀국하는 것도 변수"라며 "내일도 발표 가능성이 높은 날"이라고 말했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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