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3차 양적완화(QE3) 시행 가능성을 보여줄 미국 연례경제정책 심포지엄(잭슨홀 미팅)에 저우샤오촨(周小川ㆍ사진) 중국 런민(人民)은행장이 전격 불참키로 했다고 홍콩 원후이바오(文匯報)가 24일 보도했다. 달러를 막무가내로 찍어내는 미국의 통화정책에 중국이 불쾌감을 드러내는 항의성 시위로 해석된다.
26일 열리는 잭슨홀 미팅은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등 전세계 중앙은행 총재와 주요 학계 인사들이 참석하는 행사인데 저우 행장의 불참은 미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반감을 직접적으로 표명한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중국은 그동안 저우 행장을 비롯, 고위급 인사들을 잭슨홀 미팅에 파견해왔다.
저우 행장은 미국이 지난해 2차 양적완화를 시행한 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비판한 것에 강한 불만을 표명해왔다.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이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했을 때는 QE3가 중국 등 신흥 국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따라서 버냉키 의장이 이번 잭슨홀 미팅에서 QE3 시행 가능성을 언급할 것으로 예상하고 항의 차원에서 회의 불참을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분수령마다 통화정책에 일대 변화를 시사하는 연설을 해온 버냉키 의장은 이번 미팅에서 '미국 경제의 장단기 전망'이란 주제로 연설할 예정인데 QE3 등 경기부양 정책을 언급할 가능성이 있어 세계 금융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은 달러 유동성 확대를 불러올 미국의 QE3로 위안화 절상 압력이 커지고 핫머니 유입 가능성이 높아지며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국내 물가가 상승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수동적인 긴축조치가 지속되면 산업생산도 그만큼 위축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유동성 확대로 달러화가 평가절하되면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1조1,655억달러 상당 달러화 자산의 가치가 떨어져 큰 손실을 입게 된다.
판잉리(潘英麗) 상하이자오퉁(上海交通)대 교수는 "QE3가 시행되면 중국 등 신흥국가에서는 금리 상승과 핫머니 유입 등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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