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질량 블랙홀이 별을 집어 삼키는 순간이 국제공동연구팀에 의해 처음으로 관찰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한국 연구진 7명을 포함한 6개국 58명의 국제공동연구팀이 거대질량 블랙홀이 별을 삼키면서 주변부가 갑자기 밝아졌다 어두워지는 순간을 사상 처음으로 관측했다고 24일 밝혔다. 국내에선 임명신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가 이끄는 초기우주천체연구단 5명과 한국천문연구원 전영범, 성현일 박사가 참여했다.
블랙홀은 중력이 매우 커 빛조차 빠져 나오지 못한다. 특히 태양보다 작게는 100만배, 크게는 수십억배 무거운 거대질량 블랙홀은 그만큼 중력도 더 세다.
국제공동연구팀은 올해 3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 스위프트 위성이 X선으로 관측한 현상에 주목했다. 지구에서 39억 광년 떨어진 은하의 중심부가 갑자기 밝아졌다 어두워졌던 것. NASA는 이 천체를 ‘Swift J1644+57’라고 명명했다.
연구진은 지상에 설치한 망원경을 이용해 가시광선, 근적외선, X선, 감마선, 전파로 이 천체의 밝기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거대질량 블랙홀의 강한 중력으로 산산조각 난 별의 잔해가 블랙홀에 빨려 들어갈 때 밝은 빛이 났다가 사라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제껏 관찰되지 않아 이론으로만 존재한다고 여겨진 현상을 실제로 본 것이다. 이번에 관측된 거대질량 블랙홀은 태양보다 1,000만배 무거운 것으로 연구진은 보고 있다.
국내 연구진은 반사경 지름이 1.8m인 경북 영천의 보현산 천문대 망원경, 미국 애리조나주 레몬산 천문대 1m 망원경, 미국 하와이 유커트 4m 적외선 망원경, 우즈베키스탄 마이다낙 천문대 1.5m 망원경 등 5대의 망원경을 사용했으며, 가시광선과 근적외선 자료의 대부분을 제공했다.
임 교수는 “우리 은하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확률은 1,000억년에 한 번이지만 만약 발생한다면 강한 방사선이 지구에 영향을 미쳐 피해가 매우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은하 중심에도 태양보다 460만배 무거운 거대질량 블랙홀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학술지 ‘네이처’ 25일자에 소개됐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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