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가을잔치'의 꿈이 멀어지고 있다.
9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도전하던 LG가 후반기에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5위 LG는 24일 잠실 넥센전에서 2-4로 패하며 이날 승리한 4위 롯데에 5.5경기 차로 벌어졌다. 3경기 차를 따라 잡으려면 보통 한 달이 걸린다고 할 때 잔여 경기를 감안하면 사실상 실낱 같은 희망만 남아 있는 셈이다.
박종훈 LG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주전 포수 조인성을 2군으로 강등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이틀 전 주장 박용택에 이어 타격 부진에 따른 문책 대상으로 누구도 예외는 없음을 시사하는 경고의 메시지였다.
그러나 LG에서 그나마 가을 잔치를 경험해 본 선수가 바로 박용택과 조인성이다. 2007년에도 8월까지 4위를 달리다가 몇 차례 수비 실수를 빌미로 경기를 그르친 끝에 4강 진출이 좌절된 김재박 전 LG 감독은 "베테랑 선수들이 그래서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LG는 이날도 베테랑 이병규와 이진영만이 각각 3안타로 제 몫을 했을 뿐 타선 침체를 극복하지 못했다. 0-2로 뒤진 4회 무사 1ㆍ2루에서는 올시즌 첫 선발 출전한 '작은'이병규의 어이없는 주루 실수로 찬스를 무산시켰다. 이병규는 중견수 쪽으로 큰 타구를 날렸으나 넥센 중견수 장기영이 잡을 듯한 자세를 취하다 놓치는 사이 1루 주자 이진영을 지나쳐 '선행 주자 추월 아웃'을 당했다.
반면 김시진 넥센 감독은 2-2로 맞선 7회 1사 2ㆍ3루에서 8번 허도환을 빼고 최고참 이숭용을 대타로 기용했고, 이숭용은 싹쓸이 우월 결승 2루타로 화답해 LG의 팀 분위기와 극명하게 대비됐다.
넥센은 LG전 5연승의 휘파람을 불었고, 올시즌 LG와의 상대 전적에서도 9승5패로 크게 앞섰다. LG는 잠실구장 4연패. 열흘 간의 2군행 뒤 복귀한 LG 선발 박현준은 6과3분의1이닝 4실점으로 시즌 8패(11승)째를 떠안았다.
부산에서는 KIA를 12-4로 대파한 롯데가 3연승 및 KIA전 6연승의 상승세를 타면서 3위 KIA와의 승차를 1경기로 좁혔다. 롯데 4번 타자 이대호는 8-4로 앞선 7회 쐐기를 박는 시즌 23호 솔로홈런을 쏘아 올리며 삼성 최형우(22개)를 제치고 다시 홈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이대호의 홈런은 24일 만.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의 활약. 롯데 홍성흔은 통산 26번째 150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롯데 선발 고원준은 7이닝 4실점했지만 화끈한 타선 지원으로 시즌 7승(2세6패)째를 올렸다. 최근 3연승 및 KIA전 6연승.
청주에서는 한화가 1위 삼성에 5-4 역전승을 거두며 삼성을 시즌 첫 4연패 늪으로 몰아넣었다. 한화는 6월21일 부산 롯데전 이후 64일 만에 6위로 올라섰다.
인천에서는 SK가 두산을 5-4로 제압하고 홈 3연패에서 벗어났다. SK는 4-4로 맞선 9회말 1사 2ㆍ3루에서 조동화가 스퀴즈번트(내야안타)에 성공하며 재역전승을 거뒀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인천=함태수기자 hts7@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