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사흘 앞두고 예상치 못한 곳에서 악재가 터져 대회 조직위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총회에서 전자 투표 시스템 고장으로 투표가 중단되는 소동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IAAF는 24일 대구 엑스코에서 제48회 총회를 열고 회장, 부회장을 비롯한 집행부를 새로 선출하는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라민 디악(세네갈) IAAF 회장이 재신임 찬반 투표에서 173표의 찬성표를 받아 4년간 계속 수장 자리를 맡기로 결정됐을 때만 해도 투표는 문제없이 진행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부회장 투표부터 예상을 뒤엎는 결과가 나오면서 이상한 기운이 감지됐다.
4명을 뽑는 부회장 투표에서 무난한 당선이 예상됐던 장대높이뛰기 스타 선수 출신의 세르게이 부브카(우크라이나) 부회장이 118표로 5위에 그쳐 재선에 실패한 것이다. 부브카가 꼴찌로 낙마하자 총회장은 크게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명예 회계 고문 선거에서도 선거인원을 초과하는 이상한 투표결과가 나왔다.
보다 못한 라민 디악 회장은 투표를 중단시키고 부회장과 회계 고문 선출 결과를 모두 무효 처리했다. IAAF의 크리스 터너 매니저는 "전자 투표 시스템이 완전히 망가졌다"면서 "이유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전자 투표 시스템은 IAAF에서 직접 준비한 것"이라며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기록 계측 등에 사용될 시스템과는 관계가 없어 대회 진행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없다"고 덧붙였다.
대구=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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