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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중국 항모와 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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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중국 항모와 대만

입력
2011.08.2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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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대만대표부가 며칠 전, 흥미로운 내용의 보도자료를 보냈다. '중국 항모 시험운항과 양안(兩岸)관계 영향'이라는 제목으로, 린중빈(林中斌) 전 국방부 부(副)부장의 관영 중앙통신 인터뷰를 자세히 전하고 있다. 담강(淡江)대학 전략연구소 교수인 그는 "군사적 관점에서 중국의 첫 항공모함 바랴크는 단기적으로 대만에 직접적인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만은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가장 가까이 노출돼 있다. 그런 처지를 누구보다 잘 아는 관변 전문가의 논평이 호들갑스럽지 않은 것이 우선 눈에 띈다. 이걸 정부가 해외 언론에 배포한 것은 더욱 그렇다.

■ 린 교수는 "중국은 대만을 공격할 다른 군사적 자산이 충분하다"며 바랴크의 위협을 낮게 보았다. 이어 중국의 항모 개발 목적을 3가지로 분석했다. 첫째는 인도양을 경유하는 석유와 상품의 해상수송로(sea lane) 보호다. 둘째는 대양함대 건설을 통해 군사외교를 보다 수월하게 수행할 목적이다. 셋째는 강대국 지위를 강화하고 국민의 민족주의적 감정을 충족시키는 것이다. 그는 이를"바랴크는 중국 군사력의 새로운 이정표라기보다는, 중국인의 정체성과 성취감을 고양시키는 상징적 측면이 있다"고 뭉뚱그렸다.

■ 물론 그는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군사적 카드를 강화할 것"이라며 "양안 협상에서 대만은 매우 취약한 위치에 놓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인도 태국 등 일부 아시아 국가도 보유한 항모를 중국이 갖지 않는다면 중국인들은 정부의 군사정책에 회의적 태도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교류 확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적(主敵)인 중국을 옹호하는 말로 들릴 정도다. 그러나 갖가지 분석과 논평 가운데 객관적 전문성에 바탕한 것들은 대개 비슷한 톤이다.

■ 중국이 폐기된 항모를 사들여 10년 걸려 복원한 주된 목적은 항모 건조 및 운용기술 습득과 훈련용으로 분석된다. 우선 바랴크는 최고속력 20노트 정도로 추정된다. 전투함은 30노트는 넘어야 생존할 수 있다. 또 전투기 발진장치(catapult)가 없어 20초마다 한 대씩 띄우는 미국 핵추진 항모에 애초 상대가 안 된다. 미 국방부는 중국이 순양함과 공격잠수함 등을 거느린 항모 전투단을 제대로 갖추려면 2020년은 돼야 할 것으로 전망한다. 대만 국방부는 그 대응책으로'중국과의 정치적 신뢰 구축'을 먼저 꼽았다. 보수 진보를 가림 없이 유난히'중국의 위협'을 떠드는 우리 언론은 대만의 지혜를 잘 헤아려야 한다.

강병태 논설위원실장 bt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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