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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 끝장" 철옹성에 시민군 깃발… 트리폴리 승리함성 묻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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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 끝장" 철옹성에 시민군 깃발… 트리폴리 승리함성 묻히다

입력
2011.08.24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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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마르 카다피의 요새가 열리고 그의 금빛 동상이 참수된 23일(현지시간) 밤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는 승리를 자축하는 함성으로 메아리쳤다.

5시간의 전투 끝에 카다피가 숨어있을 것으로 여겨지던 바브 알 아지지야를 장악한 시민군 병사들은 목이 잘려나간 카다피의 동상을 걷어차며 "신은 위대하다", "독재가 드디어 끝났다"고 환호를 질렀다. 요새 속에서 카다피를 찾아 다니던 한 시민군 병사는 "우리를 쥐떼라고 부르던 카다피야말로 이제 진짜 쥐처럼 지하에 숨어있다"며 카다피를 한껏 조롱했다. 카다피가 귀빈을 맞는 장소로 사용하던 베두인식 텐트는 불타올랐다. 승리에 도취한 시민군이 카다피에 대한 울분을 토해내는 모습이었다. 요새 건물들에는 시민군을 상징하는 깃발이 휘날렸다.

시민군은 23일 낮 중화기를 동원해 바브 알 아지지야를 지키던 정부군과 교전을 벌였다. AP통신은 5시간만에 시민군이 진입한 요새 곳곳에 정부군 병사들의 시신이 널브러져 있었고 빼앗은 무기가 쌓여 있다고 보도했다.

시민군이 요새를 접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주변의 시민들까지 수백 명이 들이닥쳤다. 이들은 자동소총과 금도금 장총을 카다피의 골프 카트에 가득 싣고 순식간에 달아났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이 골프 카트는 카다피가 자신의 건재함을 알리기 위해 지지자들 앞에 등장할 때 종종 타고 나왔던 것이다. 카다피의 침실에서 전리품을 노획하고 자랑하기도 했다.

함락 소식을 들은 트리폴리 시민들은 한꺼번에 거리로 쏟아져나와 자동차 경적을 울리고 노래를 불렀다고 아랍권 위성보도채널 알 아라비야는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병사들이 카다피가 대중앞에 나설 때 쓰고 나왔던 모자를 머리에 얹고 춤을 췄으며 곳곳에선 방공포까지 동원된 축포가 터져 트리폴리 시내가 어수선하기 짝이 없다"고 전했다.

기쁨에 들뜬 분위기는 24일 날이 밝은 뒤까지 이어졌다. 가족과 함께 차를 몰고 시내로 나온 시민 카레드 아즈암은 "더 이상 우리에게 공포는 남아 있지 않다"며 "카다피의 시대가 끝났다는 사실은 분명하며, 이제 일상으로 돌아갈 날만을 손꼽아 기다린다"고 말했다. 트리폴리 시민들은 시민군이 처음 트리폴리에 진입한 21일에도 환호의 승리를 만끽하다가 다음날 저격의 공포를 경험하며 가슴을 조였었지만, 이날은 훨씬 안도하는 모습이라고 BBC는 전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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