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400m 결선에 진출하겠다."
'의족 스프린터', '블레이드 러너'로 유명한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5ㆍ남아공)는 24일 "스타트가 느린 것이 단점이지만, 경기 결과는 당일 컨디션과 날씨가 큰 영향을 미치므로 모든 경기에서 최선을 다 하겠다"며 "남자 400m에서 결선 진출은 가능할 것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날 오전 10시 대구 동구 금호강변에 있는 '박주영 축구장'에 피스토리우스가 수십명의 취재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모습을 드러냈다.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사람의 발ㆍ다리 모양의 의족을 착용하고 운동장에 들어선 그는 경기용 의족인 '플렉스 풋치타'로 갈아 신었다. 경기용 의족은 탄소섬유 재질로 만든 J자형 블레이드, 이 때문에 피스토리우스는 '블레이드 러너'라는 별명을 얻었다.
20분 가량 스트레칭 등으로 몸을 풀고 잔디밭을 2바퀴 가량 돈 뒤 100m를 전력 질주하면서 몸 상태를 점검하기도 했다. 이어 취재진이 기다리는 스탠드로 다가온 그는 "날씨와 경기장 시설이 최고"라며 "대구세계육상대회에서 비장애인 선수들과 나란히 뛰게 돼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또 "1996년부터 현재의 의족을 착용하고 달렸기 때문에 전혀 불편하지 않다"며 "1,600m 계주는 팀워크가 가장 중요하고, 몇 번이나 트랙을 달렸지만 사고를 일으킨 적은 없었다"며 1,600m계주에서도 잘 달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또 훌륭한 선수들과 팀을 이뤄 달리게 돼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주종목인 400m와 1,600m계주에 출전하는 피스토리우스는 바통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넘어지면 의족 때문에 다른 사람이 다칠 수 있다는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이 때문에 그는 다른 주자들보다 바통터치 부담이 적은 첫 번째 주자로 뛰어야 한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지만 이 같은 우려를 일축한 것이다.
이어 그는 "(20일) 대구에 와 며칠 동안 받은 환대가 편안하고 좋았다"며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하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선천적으로 종아리뼈가 없이 태어난 피스토리우스는 생후 11개월 만에 무릎 아래를 절단하는 대수술을 받고 의족에 의지한 채 줄곧 생활을 해왔다.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 남자 100m와 200m, 400m를 석권하면서 장애인 무대에서 최강으로 올라섰고, 일반 선수와의 경쟁을 선언한 지 7년 만인 올해 45초07로 세계선수권대회 기준기록을 통과했다.
대구=김강석기자 kimksu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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