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언론 매체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일정을 연일 신속하게 전하면서 찬양 및 우상화를 위한 과장된 보도를 거듭하고 있어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북한 내각 기관지인 민주조선은 23일 '지구를 휘감은 김정일 열풍'이라는 기사에서 "김정일 장군님께서 러시아의 시베리아 및 원동지역(극동지역)을 방문하고 계시는 소식은 우리 인민들과 세계 인민들로 하여금 또다시 새로운 김정일 열풍으로 심장을 끓이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역사적인 러시아연방 방문을 통해 세계평화 수호의 기치를 더욱 높이 추켜드시었고, 인류자주 위업의 불멸의 공헌을 했다"고 찬양했다.
노동신문도 이날 '먼 길 떠난 어버이를 기다리는 친자식들의 마음인 듯 한없는 그리움 속에 장군님 건강하신 몸으로 조국에 돌아오실 그날만을 간절히 기다리고도 기다리는 우리 군대와 인민'이란 표현으로 충성심을 유도했다.
이 신문은 또 1면 사설에서 김 위원장의 방러에 대해 "세기를 이어 꿋꿋이 이어지고 있는 조로친선(북러친선)을 더욱 강화ㆍ발전시키고 사회주의 강성국가 건설을 위한 천만군민의 투쟁을 힘있게 추동하는 역사적인 계기"라고 평가했다.
북한이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소식을 연일 보도하고 있는 것은 지난해와 올 5월 중국 방문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당시 북한 매체는 철저히 함구하다 김 위원장의 귀환 시점에 맞춰 방중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나 이번엔 방문 일정을 처음부터 소개하면서 김 위원장의 지도력을 한층 부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방러 기간에 후계자인 김정은이 대리 통치를 한다는 점에서 북한 정권이 체제 내부의 결속을 유지하거나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크게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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