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외식비가 물가 상승의 주범이었다. 정부가 "대표적 외식품목 가격을 조사하겠다"고 밝힌 후 첫 조사 결과를 내놓았는데, 7월 주요 외식품목 가격이 작년 대비 8.2% 올라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4.7%)의 두 배에 달했다.
2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한국소비생활연구원에 의뢰해 지난달 전국 456개 식당을 방문 조사한 결과, 삼겹살 1인분 가격은 1년 전 평균 7,904원에서 9,032원으로 1,128원(14.3%) 올랐다. 1인분 양이 평균 171.8g에서 170g으로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1,200원 이상(15.3%) 오른 셈이다. 국내산 삼겹살이 1,256원 올라 수입산(709원)보다 인상폭이 컸다. 자장면(7.7%)과 설렁탕(6.5%), 칼국수ㆍ김치찌개(5.0%) 등 서민들이 즐겨 먹는 음식들의 가격 오름폭도 물가상승률을 웃돌았다.
식당 주인 대부분(99.1%)은 '식재료 등 원가 상승'을 가격 인상의 주원인이라고 밝혔지만, 이들 품목의 재료비 원가는 판매가격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나영아 을지대 식품산업외식학과 교수의 분석 결과, 반찬과 부재료를 포함한 삼겹살 1인분의 원가는 3,600원으로 평균 판매가의 약 3분의 1(38.7%)에 불과했다. 자장면(1,500원ㆍ판매가의 35.3%), 설렁탕(2,800원ㆍ42.5%), 칼국수(2,200원ㆍ40.4%) 등도 재료비 원가가 음식가격의 35~40% 수준이었다.
연구원 관계자는 "임대료와 인건비 등을 고려해도 판매마진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 들어 외식비가 많이 오른 것은 물가상승 분위기에 편승해 마구잡이로 가격을 올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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