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두산 감독대행이 마음 편하게 경기를 보는 날이 있다. 두산의 '원투 펀치'인 니퍼트(30)와 김선우(34)가 등판하는 경기다.
김 감독대행은 "선발이 무너진 상황이다. 지금으로선 니퍼트와 김선우가 잘 해주는 수 밖에 없다"고 두 투수에 대한 믿음을 보냈다.
두산의 토종 에이스 김선우가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했다. 김선우는 23일 인천에서 열린 SK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7안타(1홈런)를 맞았지만 삼진 4개를 곁들이며 2실점으로 역투해 8-2로 승리, 시즌 10승째(7패 1세이브)를 올렸다. 프로 통산 41번째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한 김선우는 두산 토종 투수로는 1993~95년 김상진(현 SK 코치) 이후 16년 만에 3년 연속 10승 이상을 달성하는 기쁨도 맛봤다.
김선우는 최근 슬럼프 기미를 보이고 있는 SK 타선을 가볍게 요리했다. 최고 구속은 144km에 불과했지만 홈 플레이트에서 심하게 변하는 유인구를 던져 범타를 유도했다.
김선우는 5-0이던 3회 선두타자 안치용에게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맞았지만 정상호와 김강민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김선우는 8-0으로 앞선 5회에도 1사 1ㆍ3루를 허용했지만 정상호를 유격수 병살타로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승부가 기운 7회 1사 1루에서 박진만에게 얻어 맞은 중월 2점 홈런이 유일한 옥에 티.
두산 타자들은 3회 김현수의 2타점 우전 적시타와 김동주의 시즌 11호 2점 아치 등으로 대거 5득점, 김선우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두산은 4회와 5회에도 이원석의 솔로 홈런, 양의지의 투런 홈런으로 SK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김선우는 "3년 연속 10승은 혼자 이룬 것이 아니다. 야수들의 도움이 있기에 가능했다. 무엇보다 부상 없이 10승을 달성해 기분이 너무 좋다"고 기뻐했다.
이어 "오늘은 10승을 의식해서 경기에 더 집중했다. 10승을 달성하면 더 편하게 던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남은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해 팬들이 바라는 4강 진출의 기적을 만들겠다"고 힘줘 말했다.
SK는 이만수 감독 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1승3패에 그치며 53승44패로 2위 수성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4위 롯데와는 불과 1.5게임차
청주에서는 한화가 선발 김혁민(7이닝 4피안타 12탈삼진 1실점)의 호투를 앞세워 선두 삼성을 3-1로 눌렀다. 올시즌 한 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 기록을 세운 김혁민은 최근 6연패 및 삼성전 3연패, 청주구장 3연패에서 벗어났다. 삼성은 최근 3연패.
부산에서는 롯데가 장단 13안타를 몰아치며 13-9 승리를 거두고 KIA전 5연승을 달렸다. 3차례 역전 승부가 벌어진 잠실에서는 넥센이 연장 11회 혈투 끝에 6-5로 이기며 LG전 4연승을 거뒀다. 올시즌 LG전 전적은 8승5패. 넥센은 이 중 7차례를 역전승으로 장식했고, 5차례 연장전에서는 4승1패를 거두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인천=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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