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흑인 민권운동가인 마틴 루터 킹 목사를 기리는 기념관이 워싱턴의 국립공원인 '내셔널 몰'에 완공돼 22일 일반에 공개됐다. 28일 공식 개관식까지는 '킹 목사 기념 주간'으로 선포돼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킹 목사 기념관은 내셔널 몰에 지어진 최초의 흑인 기념관이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는 독립선언문을 기초한 토머스 제퍼슨과 노예해방을 이끈 에이브러햄 링컨, 대공황을 극복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등 3명의 전직 대통령을 위한 기념관만 있었다. 2차 세계대전 베트남전 한국전 등 전쟁기념관까지 포함하면 아홉번째 기념관이 된다.
건립재단 측은 "킹 목사가 남긴 정의와 민주주의, 희망, 사랑이라는 4가지 메시지를 살리려고 했다"고 밝혔다.
링컨 기념관과 제퍼슨 기념관 사이에 위치한 킹 목사 기념관은 1만6,187㎡ 부지에 9m 높이의 대형 킹 목사 조각상과 함께 '나에게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 등의 연설문을 새긴 '영감의 벽(inspiration wall)'이 130m에 걸쳐 이어진다. 여기에는 1950~60년대 흑인 민권운동에 앞장선 인권운동가들의 이름과 공적도 새겨진다. 킹 목사 조각상은 중국 조각가인 레이 이신이 맡아 한 때 인종 논란이 일었다. 조각상이 지나치게 크고 대결적 이미지를 풍긴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1963년 '나에게 꿈이 있습니다'라는 연설을 한 날에 맞춰 열리는 28일 개관식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다. 개관식과 이어 열리는 각종 기념행사에는 빈센트 그레이 워싱턴 시장과 에릭 홀더 법무장관, 킹 목사와 함께 민권운동을 했던 앤드루 영 전 유엔대사, 존 루이스 하원의원 등을 포함해 40여만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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