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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기적의 공립고'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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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기적의 공립고' 비결

입력
2011.08.22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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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설정은 자기 관리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명확한 목표를 세운 사람들은 목표가 뚜렷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자신의 일에 훨씬 흥미를 갖고 열심히 일한다. 그래서 목표가 뚜렷한 사람들이 결국 성공하게 마련이다. 개인 뿐 아니라 기관이나 조직도 마찬가지다. 뉴스위크가 선정한 미국의 '기적의 공립고 톱 10' 고교들은 저소득층 학생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최고의 교육성과를 냈다. 이 학교들의 공통점은 뚜렷한 교육목표 설정이다. 이를테면 기적의 공립고 중 1위를 차지한 샌디에이고의 프루스 스쿨의 목표는 저소득층 가정의 대학졸업자 배출이다. 부모가 모두 4년제 대학은 나온 사람이 아니어야 한다는 입학조건을 내세워 이를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

목표 없이 경쟁만 강요하는 사회

우리가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키우기 위해서도, 목표설정을 잘 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아이들이 스스로의 공부계획을 세우도록 만들어 주기 위해선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목표를 세우기 전에 아이들이 자신에 대해 모니터링을 하도록 한다. 이를테면 아이들이 스스로의 공부방식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한다든지, 과제를 완성할 때까지 시간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계산해보도록 한다든지 하는 것이다. 이러한 모니터링의 단계를 거쳐야만 아이들은 책임감 있게 자신 만의 목표를 세울 준비를 갖추게 된다.

둘째, 남과 비교하고 경쟁하는 목표가 아니라, 스스로의 역량을 향상시키는 목표를 설정하도록 지도한다. 예를 들어 '영어 과목의 분사구문을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적용하기'는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목표설정이다. 반면에 '분사구문을 우리 반에서 가장 잘 이해하기'는 남들과 비교하고 경쟁하는 목표이다. 많은 동기연구에 따르면 남과 비교하는 목표를 설정하면, 아이들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 데에 집중하게 된다. 그러면 당연히 자신이 무능하게 보일 위험이 있는 도전적인 과제는 회피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하지만 사람들은 도전적인 어려운 과제를 해결하면서 발전한다. 그러므로 남과 비교하는 목표 설정에 많이 노출된 아이들은 쉬운 과제만 선택하는 학생이 되어 발전이 없다. 또한 교실에서 비교와 경쟁의 분위기가 강하게 되면, 많은 아이들은 침묵한다. 괜히 자신의 아이디어를 얘기했다가 자신의 무능을 드러내는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셋째, 아이들이 사회적 목표를 추구하도록 지도한다. 사회적 목표는 친구들과 친해지거나, 교사에게 인정을 받거나, 다른 사람들을 돕는다든지 하는 목표이다. 교육학자들은 자신의 역량 강화하기와 사회적 목표를 섞어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효과적인 목표설정이라고 보고 있다.

다른 사람 배려하는 교육 이뤄져야

우리의 교육현실은 안타깝게도 아이들에게 자신의 목표를 세울 기회를 좀처럼 주지 않는다. 부모와 교사가 목표를 세우고, 아이들은 그저 따라오라고 재촉하기 바쁘다. 모든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가 스스로 알아서 공부하기를 바라면서도, 역설적으로 아이들이 스스로 알아서 공부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게다가 우리의 교육현장은 지나치게 경쟁적이고 급하다. 이제는 조금 천천히 진도를 나가면서, 아이들이 스스로의 일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데 집중할 때이다. 아이들이 스스로 목표를 효과적으로 세울 수 있도록 도와주면, 아이들은 자신의 일에 더욱 흥미를 가지고 열심히 하게 될 것이다. 이에 더하여 자신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배려하는 아이들이 될 수 있도록 사회적 목표를 더하는 것을 꼭 기억하는 것이 좋겠다. 새로운 시대는 잘 배려하는 사람이 리더인 세상이 될 터이니.

김은주 연세대 교육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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