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전부터 치과업계 일반 개업의원과 네트워크의원 간에 벌어진 싸움이 법정 분쟁으로 번지는 등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최근 네트워크의원들의 발암물질 사용 논란까지 불거졌지만, 문제의 본질은 환자 유치를 둘러싼 '밥그릇 싸움'이다.
싸움의 발단은 일부 네트워크의원이 내건 이른바 '반값 진료비' 마케팅. 개업의사 중심의 대한치과의사협회(치협)는 네트워크의원의 반값 공세가 진료의 질 하락과 과잉 진료로 되레 환자들에게 해를 끼친다고 주장한다. 반면 네트워크의원측은 치협이 환자를 뺏기지 않으려고 재료 공동구매 등을 통한 원가절감을 폄훼하고 있다고 맞선다. 이런 가운데 네트워크의원의 대표 격으로 전국에 119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유디치과그룹이 22일 임플란트 재료의 원가를 한국일보에 처음 공개하며 반격에 나섰다.
"주재료만 치면 최저 20만원대"
유디치과는 원가를 공개한 건 임플라트 시술에 쓰이는 픽스처와 어버트먼트, 힐링, 코핑, 아날로그 등 주요 재료(장치) 5가지다. 잇몸에 들어가 치아의 뼈대 역할을 대신하는 나사모양의 픽스처는 개당 9만2,000~10만2,000원 선. 픽스처와 그 위 치아 모양 합금을 연결하는 어버트먼트는 5만1,000~6만6,000원, 픽스처를 지지해주는 힐링은 2만2,000~3만3,000원 선이다. 이들 장치를 기공소에서 개별 환자 치아에 맞게 만드는데 필요한 코핑과 아날로그는 각각 2만4,000~3만4,000원, 9,000원~5만원 정도다.
임플란트 한 개를 시술하는 경우 여기에 봉합용 실이나 장갑 같은 소모품, 드릴 등 장비 사용료 8만원, 기타 병원 유지비 5만원이 추가된다. 인건비는 수술 보조인력 1명에 3만원, 수술자(의사) 1명에 20만5,000원을 책정한다. 이렇게 계산하면 임플란트 시술 단가는 최저 약 56만8,000원이 나온다. 장치에 금 같은 고급재료가 들어가거나 추가 시술이 필요하면 가격은 더 올라간다.
유디치과 관계자는 "우리 병원에 온 환자가 임플란트 하나당 지불하는 돈은 보통 80만~120만원"이라며 "시술 단가와 이 액수와의 차이가 병원의 수익"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여러 지점이 한꺼번에 공동으로 많은 분량의 재료를 구입하고 의사 인건비를 적정 수준으로 낮췄기 때문에 일반 개원의원보다 싸다"고 주장했다.
"시술 난이도나 의사 숙련도가 관건"
실제로 일반 개원치과는 네트워크치과보다 더 비싼 값에 재료를 구입해왔다. 크게는 두배 가량 차이 난다. 치과재료업체 N사에 따르면 픽스처는 일반 개원의원에 대략 10만~15만원대, 어버트먼트는 8만~15만원대, 힐링은 5만원대에 공급된다. 코핑과 아날로그는 각각 7만~8만원대, 3만원대다.
이민정 치협 홍보이사(원플러스치과 원장)는 "치과 진료에 쓰이는 재료는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몇 개만 따져서 전체 비용을 싸다 비싸다 비교할 수 없다"며 "진료비는 시술 난이도나 의사 숙련도 등에 따라 각 의원에서 달리 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는 또 "싼 가격이나 무료 스케일링 등으로 환자들을 유인해 단시일 내에 여러 치료를 받게 하면 재료가 많이 필요할 테니 대량주문이 가능해져 가격을 낮출 수 있었던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일반 개원의원에선 임플란트 하나당 보통 150만~250만원을 받는다.
치협은 이달 초 환자유인알선행위 등을 이유로 유디치과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싼값에 끌어들인 환자들에게 의사가 아닌 직원이 필요 없는 치료를 받도록 했다는 것이다. 대한치과개원의협회(치개협)도 6월부터 '클린치과운동'을 선언하고 치과재료업체들에게 네트워크치과에 재료를 공급하지 말 것을 독려하고 있다. 이상훈 치개협 회장(이상훈치과 원장)은 "지금까지 12개 업체가 클린치과운동에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김종훈 유디치과 대표원장은 재료업체 압박에 대해 "환자는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며 "우리가 진료 비용을 기존 개원의원처럼 올리기를 바라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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